'Tuck MBA'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02.22 혁신의 실행? - How Stella Saved the Farm?
  2. 2013.01.24 2013-1-23
  3. 2012.08.17 Why the hell MBA?
MBA (Tuck & IESE)2013.02.22 06:10


경영학 수업을 들으면서 많은 케이스를 다룬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이를 분석하고, 토론하며 문제의 근원에 좀더 깊이 파고든다. 매번 조직의 장이 되어 상황을 분석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모의 훈련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케이스는 거기서 포커스하고 있는 몇 가지 이슈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모의 훈련은 사실 현실과는 완연히 다르다. 특히나 조선소 같은 Heavy manufacturing industry에서 좀더 현장에 가까운 엔지니어링을 했던 나로써는, 경영 전략이나 시장 예측 등을 둘러싼 케이스 스터디의 토론이 좀 뜬구름 잡는 소리 같이 들릴 때가 많았다. 실제 현업, 현장에서의 daily operation은 아비규환이라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전략 수업에서 쓰는 멋스럽고 전문적인 개념이 나오기 그 이전에, 미처 상상하지도 못한 사소한 문제들이 프로젝트의 발목을 턱턱 잡는 사건들이 매일 같이 일어나는 곳이 사업 현장이라.

우리는 회사에서 혁신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회사가 위기에 빠졌을 때, 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할 때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무언가 새로운 것"을 희망하며 이를 혁신이라 표현하곤 했다. 그런데 그게 구체적으로 무얼까에 대해서는 시원한 답이 없었고, 이미 일어난 성공담의 해석을 통해 혁신을 하향식 (Top-Down)으로 이해할 뿐이었다. 때문에 어떤 결정을 시행(Execution)하는 부분보다는 대부분이 전략 수립을 위한 주요 의사 결정과 그를 위한 분석에 초점이 있었다.


How Stella Saved the Farm이라는 책은 전략 수립과 의사 결정에 art와 know-how 있듯이, 경험과 감이 좌우하는 것 같은 그것의 실행/수행에도 정론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내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 주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는, Windsor Farm이라는 동물에 의해 운영되는 농장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직의 모습이 우화를 통해 재미있게 그려진다. 우리가 혁신이라는 슬로건 아래 벌이는 모든 종류의 새로운 일들을 "실행"(Execusion)하고 "완성"(Getting things done)하는게 실제로는 어떤지에 대한 나름의 실질적인 묘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정치, 루머, 온도차, 질투 등이 조직 내에 자아내는 다양한 종류의 인간적인 갈등과, 자금/경험/사람 부족으로 인해 야기되는 물리적인 어려움들이 적절히 예시되고, 그것을 인식하고 풀이하는 원칙이 꽤 설득력있게 정리되어 있다. 짧은 우화로 꾸며져  윤태호 작가의 미생같은 깊이나 디테일은 없지만 그만큼 소화하기 쉬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게 특히 와닿았던 부분은 우리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특히 사내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모색할 때 발생하는 이런 모든 갈등들이 실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 그리고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추구할 때에 집중해야 할 것은 당장의 output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하나의 실험(experiment)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 명확한 가설을 세우고 결과를 측정하여 빠른 학습 곡선(learning curve)을 달성하는 데에 주력할 것.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해 나갈 것. 그 외에도 내가 이전에는 미처 인지하고 있지 못했던 좋은 원칙들이 스토리에 잘 녹아들어 있다.

요즘은 저자인 Chris Trimble 교수의 Innovation Execution이라는 수업을 듣고 있다. 첫 수업 시작에 교수가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혁신은 히어로가 기발하고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들고 나타나, 우매하고 보수적인 이들을 깨우쳐 주고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는 로맨스 스토리가 아니라고. "새로운 아이디어"는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How Stella... 를 읽은 우리에게 교수가 물었다. 누가 농장을 구했냐고. 현실에서는 혁신의 성공 스토리에는 한 명의 주인공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디어가 프로세스에 녹아들고, 참여자들이 조직이 되고, 다양한 시도와 경험이 전문성을 배양하며 한 걸음씩 혁신이 이루어진다. 모두가 혁신의 주인공이었다. 참 맞는 말이다.

무언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생각해 냈는가? 전략과 아이디어가 수립되었나? 실행(Execution)에 대해 생각해보기에 십몇 불과 서너 시간의 투자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 같다.


Chris Trimble Adjunct Associate Professor of Business Administration


미해군과 컨설턴트 출신답게 정말 hard worker다. 이번에 듣고 있는 Innovation Execution에서도, 수업의 완성도가 높은 만큼 학생들에게 시키는 과제의 분량도 제법 살인적?이지만, 혁신과 실행이라는 모호하기 짝이 없는 영역을 깔끔한 개념과 원칙들로 잘 구체화/체계화한 것 같다.

DEGREEBS

University of Virginia, 1989; MBA, Tuck School of Business, 1996

AREAS OF EXPERTISE

Innovation and entrepreneurship in large organizations







Vijay Govindarajan Professor of International Business


공저자인 Vijay Govindarajan는 Thinkers 50에서 세계의 Management thinker 3위로 선정되고, $300 House로 2011년 Breakthrough Idea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수상 경력이 화려하신 분이다. 다음 학기에 이 분이 가르치는 Implementing Strategy를 들을 예정.

DEGREE

DBA, Harvard University, 1978; MBA, Harvard University, 1976; BC, Annamalai University, 1969


AREAS OF EXPERTISE

Globalization, innovation, execution





Ranked #3 on the Thinkers 50 list of the world’s most influential business thinkers, 2011; McKinsey Award for the Best Article in Harvard Business Review, 2010; Accenture Award, California Management Review, 2006; Top Indian Management Thinker, Across the Board, 2005; Top Five Executive Coaches, Forbes, 2003; Outstanding Faculty, BusinessWeek Guide to the Best B-Schools, 2003, 2001, 1999, 1997, 1995, 1993; Top 50 Nonresident Indians, NRIworld, 2002; Honorable Mention for number of articles in Academy journals, Academy of Management Hall of Fame, 2000; Top 20 North American superstars in strategy and organization, Management International Review; Top 10 Indian global management guru, Businessworld, 1998; Notable Contribution to the Management Accounting Literature Award, American Accounting Association, 1995; One of 10 most cited articles,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Top 10 Professor in Corporate Executive Education, BusinessWeek, 1993; Top 10 Professor in Corporate Executive Education, Paper Award, Academy of Management, 1991; Glueck Best Paper Award, Academy of Management, 1991; Outstanding Teaching Award, Indian Institute of Management, 1979–80, 1978–79



Posted by neinume
Picture Diary2013.01.24 06:19



Tuck School of Business, 심심한 촌동네지만 이곳의 고풍스런 학교 건물과 사람들은 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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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inume
MBA (Tuck & IESE)2012.08.17 05:00






핀란드의 한 Maritime IT회사에 와서 인턴을 하고 있다. 30년 전 선박 계산용 프로그램 개발 팀이 자회사로 독립하여 만든 회사가 이제는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Ship design solution provider가 되었다. 바다 내음이 풀풀 나지만 당연히 매우 technology focus된 회사이고 그런 만큼 MBA에 관심 있는 엔지니어들이 많다.

이들로부터 질문을 많이 받는 동시에 요즘 한국 지원자들로부터도 문의 메일도 두루 받고 있다.

그런데 한국 MBA지원자들과 미국, 또는 여기 헬싱키에 와서 만난 지원자들하고는 좀 질문의 포커스가 달랐다.

이곳 핀란드에서도 MBA프로그램은 생각보다 인지도와 인기가 높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주로 내가 어쩌다가 MBA를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걸 통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가 주요 주제가 된다. 곧 자신이 왜 MBA에 관심이 생겼는지 또 어느 학교가 관심 분야에 대한 리소스가 많은지 등에 대해 말한다. 어떻게 지원 준비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차후 이것저것 알려주기로 한다.

반면 많은 한국 MBA지원자들의 질문은 대부분 그런 고민보다는 단도직입적으로 Tuck에서의 좀더 자세한 일상과 정보를 원한다. Tuck이 타 학교 대비 강점이나 특색이 어떠한지를 묻는다. 좀 돌려서 말하지만, 결국 지원용 에쎄이 소재를 원하는 것이다.

물론 이 차이는 한국 MBA지원자들이 나와 만난 맥락이 틀리기 때문이다. Tuck에 다니는 재학생을 연결하여 만났으니 Tuck에 대한 정보를 묻는게 당연한 것이고, 이미 본인들이 MBA를 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보통 고민이 끝난 상태에서 나와 연결이 되었을 테니까.

그런데 막상 그들의 질문에 대답해주기 위해 "MBA와서 무엇을 얻어가고 싶으신데요?" "향후 목표가 무엇인데요?" 라고 거꾸로 되물으면 대부분은 선뜻 자신있게 답을 내놓지 못한다. 이미 GMAT이나 TOEFL등의 시험 점수도 다 나왔고 에쎄이도 쓰기 시작했다는데 "why MBA?"나 자신의 목표에 대해서는 구상 중이란다. 이러면 내가 Tuck의 특성 대해 좋은 점이라고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캠퍼스가 참 예뻐요." 정도 수준이다. Needs를 알아야 그에 빗대어 뭐가 좋고 나쁜지를 논할 수 있는데 대화에 앙꼬가 빠져 있다.

내 대학 입시 시절같다. 어쨌든 수능 시험을 치고 점수가 나오면 학교별 학과별 커트라인에 따라 지원할 곳이 라인업 된다. 들어가기 더 어렵고 커트라인이 높은 곳은 당연히 더 좋은 직업적 성공을 보장하는 곳이었다. 그 세대 그 시절의 유행에 따라 학교와 학과 서열 관계가 커트라인과 경쟁율에 의해 조정된다. 이러니 더 높은 수능 점수와 내신, 논술 능력 등 지원 패키지가 모든 것의 우선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 다음 문제다.

이제는 이런 패러다임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수순이 아직도 한국 MBA지원자들에게는 사실상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다. 최소한 나부터가 그랬다. GMAT점수가 나오자마자 찾아본 것은 각종 MBA ranking과 합격자 평균 GMAT점수였다. 더 좋은 점수 = 더 랭킹이 높은 학교 = 더 성공적인 인생 뭐 이런 수식이었던 것 같다.

그러한 접근법이 뭐 또 그렇게 나쁠 건 뭔가? 내 꿈과 목표라는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언제든지 변할 수 있을진대, 당연히 일반적으로 더 명문 학교의 졸업장을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하고, 당연히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기회도 많을 것이다. 대학 입시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어떤 직종이 있는지 그게 내 입맛에 맞는지 해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아는가? 그럴 때는 사회적인 시스템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가다듬어진 랭킹에 근거해 움직이는게 제일 안전하고, 그 후에 뭘 할지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고려할 수도 있잖은가? 권고할 만한 방법론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굳이 부정해야 할 건 뭔가.

내가 많은 한국 MBA지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이러한 접근법이 좋거나 나쁘니 어쩌라는 것이라기 보다는,

바로 이른바 Top MBA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서 깨어나오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왜 MBA가 필요한지 잘 모른 채, 위에서 말한 한국형 입시 방법론으로 지원을 준비하는 데에는 명문 비즈니스 스쿨만 나오면 뭐가 되든 잘 될 거고 내 투자가 만족스러울 것이라는 근거없는 확신이 깔려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어느 대학을 나오느냐의 문제보다 특히나 더, MBA는 그 자체로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자 툴tool이라고 생각한다. 입학하자마자 무지막지한 양의 리소스와 과제가 쏟아져 내리지만, 무엇을 취하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전적으로 본인의 몫이고, 차후에 그런 것들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결과 또한 천차만별이다. 학교 마다 가르치는 것이 비슷해 보이지만 교수들의 경험이 틀리고, 학풍이 다르고, 찾아오는 학생들이 틀리다. 언제 해야 하는지 시기가 딱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MBA가 아니더라도 세상에는 나의 경력을 꾸려갈 많은 방법들이 있고, MBA 없이도 성공적이고도 만족스런 삶을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본인만의 롤 모델, 자신이 진심으로 열정을 느끼는 곳, 그리고 그런 것들을 성취하기 위한 길에 MBA가 있어야 한다는 적법하고도 구체적인 당위성 - 이런 것들이 지원 준비의 가장 핵심이고 제일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 아닐까.

이곳 애들마냥, 좀더 쿨하게 보자. 그래야 논리적인 생각이 가능하다. 열기를 좀 식히고, 무엇이 더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하는지를 다시 점검해 보면 아마 많은 것들이 달라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MBA입학이라는 허들을 노릴게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자신만의 목표를 노리고 던져야 한다. 그럼 첫 번째 허들은 자연스럽게 넘는 것이다. 


그리고 합격증은, 진심으로, 험난하고 머나먼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Posted by neinu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