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Tuck & IESE)2013.03.26 07:11

아마도 퇴직 전까지 내 생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번 방학은 유난히 바빴다. 전문적인 것도 아니고 적당히 구색 갖춘 홈페이지 하나 만드는게 이렇게 어렵고 자원이 많이 들어갈 줄은 미처 몰랐다. 그 와중에 새삼스레 배운 점 하나: 세상에 좋은 아이디어 있다는 사람들은 널리고 널렸는데 막상 그걸 구현해줄 수 있는 좋은 엔지니어는 늘 턱없이 부족하구나. 그들이 진정한 갑이더라. 난 왜 엔지니어 때려치우고 MBA왔을까 잠깐 고민해봤다.

머리 싸매고 조물딱 거리던게 조금씩 진전을 보이면 그게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매일 깜깜한 밤 자기 직전까지 케이스 읽고 과제 하고 페이퍼 쓰고 허덕이며 사는거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지만 재밌는 주제를 만나 찾아보고 읽고 고민하며 하나 둘 깨우치고 배우는 순간만큼은 짜릿하다. 모든 것을 돌이켜보면 나는 생각보다 많이 변하고 배웠다.

이제 마지막 학기구나.



Posted by neinume
TAG MBA, Tuck
MBA (Tuck & IESE)2013.02.22 06:10


경영학 수업을 들으면서 많은 케이스를 다룬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이를 분석하고, 토론하며 문제의 근원에 좀더 깊이 파고든다. 매번 조직의 장이 되어 상황을 분석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모의 훈련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케이스는 거기서 포커스하고 있는 몇 가지 이슈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모의 훈련은 사실 현실과는 완연히 다르다. 특히나 조선소 같은 Heavy manufacturing industry에서 좀더 현장에 가까운 엔지니어링을 했던 나로써는, 경영 전략이나 시장 예측 등을 둘러싼 케이스 스터디의 토론이 좀 뜬구름 잡는 소리 같이 들릴 때가 많았다. 실제 현업, 현장에서의 daily operation은 아비규환이라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전략 수업에서 쓰는 멋스럽고 전문적인 개념이 나오기 그 이전에, 미처 상상하지도 못한 사소한 문제들이 프로젝트의 발목을 턱턱 잡는 사건들이 매일 같이 일어나는 곳이 사업 현장이라.

우리는 회사에서 혁신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회사가 위기에 빠졌을 때, 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할 때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무언가 새로운 것"을 희망하며 이를 혁신이라 표현하곤 했다. 그런데 그게 구체적으로 무얼까에 대해서는 시원한 답이 없었고, 이미 일어난 성공담의 해석을 통해 혁신을 하향식 (Top-Down)으로 이해할 뿐이었다. 때문에 어떤 결정을 시행(Execution)하는 부분보다는 대부분이 전략 수립을 위한 주요 의사 결정과 그를 위한 분석에 초점이 있었다.


How Stella Saved the Farm이라는 책은 전략 수립과 의사 결정에 art와 know-how 있듯이, 경험과 감이 좌우하는 것 같은 그것의 실행/수행에도 정론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내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 주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는, Windsor Farm이라는 동물에 의해 운영되는 농장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직의 모습이 우화를 통해 재미있게 그려진다. 우리가 혁신이라는 슬로건 아래 벌이는 모든 종류의 새로운 일들을 "실행"(Execusion)하고 "완성"(Getting things done)하는게 실제로는 어떤지에 대한 나름의 실질적인 묘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정치, 루머, 온도차, 질투 등이 조직 내에 자아내는 다양한 종류의 인간적인 갈등과, 자금/경험/사람 부족으로 인해 야기되는 물리적인 어려움들이 적절히 예시되고, 그것을 인식하고 풀이하는 원칙이 꽤 설득력있게 정리되어 있다. 짧은 우화로 꾸며져  윤태호 작가의 미생같은 깊이나 디테일은 없지만 그만큼 소화하기 쉬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게 특히 와닿았던 부분은 우리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특히 사내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모색할 때 발생하는 이런 모든 갈등들이 실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 그리고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추구할 때에 집중해야 할 것은 당장의 output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하나의 실험(experiment)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 명확한 가설을 세우고 결과를 측정하여 빠른 학습 곡선(learning curve)을 달성하는 데에 주력할 것.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해 나갈 것. 그 외에도 내가 이전에는 미처 인지하고 있지 못했던 좋은 원칙들이 스토리에 잘 녹아들어 있다.

요즘은 저자인 Chris Trimble 교수의 Innovation Execution이라는 수업을 듣고 있다. 첫 수업 시작에 교수가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혁신은 히어로가 기발하고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들고 나타나, 우매하고 보수적인 이들을 깨우쳐 주고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는 로맨스 스토리가 아니라고. "새로운 아이디어"는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How Stella... 를 읽은 우리에게 교수가 물었다. 누가 농장을 구했냐고. 현실에서는 혁신의 성공 스토리에는 한 명의 주인공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디어가 프로세스에 녹아들고, 참여자들이 조직이 되고, 다양한 시도와 경험이 전문성을 배양하며 한 걸음씩 혁신이 이루어진다. 모두가 혁신의 주인공이었다. 참 맞는 말이다.

무언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생각해 냈는가? 전략과 아이디어가 수립되었나? 실행(Execution)에 대해 생각해보기에 십몇 불과 서너 시간의 투자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 같다.


Chris Trimble Adjunct Associate Professor of Business Administration


미해군과 컨설턴트 출신답게 정말 hard worker다. 이번에 듣고 있는 Innovation Execution에서도, 수업의 완성도가 높은 만큼 학생들에게 시키는 과제의 분량도 제법 살인적?이지만, 혁신과 실행이라는 모호하기 짝이 없는 영역을 깔끔한 개념과 원칙들로 잘 구체화/체계화한 것 같다.

DEGREEBS

University of Virginia, 1989; MBA, Tuck School of Business, 1996

AREAS OF EXPERTISE

Innovation and entrepreneurship in large organizations







Vijay Govindarajan Professor of International Business


공저자인 Vijay Govindarajan는 Thinkers 50에서 세계의 Management thinker 3위로 선정되고, $300 House로 2011년 Breakthrough Idea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수상 경력이 화려하신 분이다. 다음 학기에 이 분이 가르치는 Implementing Strategy를 들을 예정.

DEGREE

DBA, Harvard University, 1978; MBA, Harvard University, 1976; BC, Annamalai University, 1969


AREAS OF EXPERTISE

Globalization, innovation, execution





Ranked #3 on the Thinkers 50 list of the world’s most influential business thinkers, 2011; McKinsey Award for the Best Article in Harvard Business Review, 2010; Accenture Award, California Management Review, 2006; Top Indian Management Thinker, Across the Board, 2005; Top Five Executive Coaches, Forbes, 2003; Outstanding Faculty, BusinessWeek Guide to the Best B-Schools, 2003, 2001, 1999, 1997, 1995, 1993; Top 50 Nonresident Indians, NRIworld, 2002; Honorable Mention for number of articles in Academy journals, Academy of Management Hall of Fame, 2000; Top 20 North American superstars in strategy and organization, Management International Review; Top 10 Indian global management guru, Businessworld, 1998; Notable Contribution to the Management Accounting Literature Award, American Accounting Association, 1995; One of 10 most cited articles,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Top 10 Professor in Corporate Executive Education, BusinessWeek, 1993; Top 10 Professor in Corporate Executive Education, Paper Award, Academy of Management, 1991; Glueck Best Paper Award, Academy of Management, 1991; Outstanding Teaching Award, Indian Institute of Management, 1979–80, 1978–79



Posted by neinume
MBA (Tuck & IESE)2013.02.17 09:24

아직 한 학기가 더 남긴 했지만 MBA가 막바지에 이르니 주변으로부터 앞으로의 신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마음의 결정은 내렸는지, 졸업하면 어디로 가서 무슨 일을 하게 되는지, 미국에 남는지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오는지, MBA과정이 결국 내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와 같은 이야기들. 이러한 모든 질문들에 답을 내기에는 아직 이르겠지만, 나는 이곳 미국에서의 MBA를 통해 무엇을 얻었냐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으련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몰랐던 세상을 살아가는 다른 방식을 보고 배웠다고.

일전에도 여러 차례 꿈이니, 마음의 목소리니, 하고 싶은 일을 찾느니 라는 소리를 했었는데 그게 대체 구체적으로 무얼까? 나의 2년은 꿈을 다루는 것에 대한 고민이기도 했다.

그러한 화제에 대해 조금씩 알아 나가면서,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어떤 태도로 삶을 바라봐야지는지와 같은 문제에 대해 실로 많은 세상의 리더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 사실은 마음 한켠에서 막연히 느끼고 있던 것들이지만, 또 막상 누가 물으면 쉽게 설득력있게 말하기가 어려웠다. 그러한 생각들과 깨달음과 신념들을 이제는 조금 구체적으로 연결하고 정리해볼까 한다. 물론, 정답은 없다.

당신의 인생, 어떤 꿈을 꾸고 있습니까? Part I 에 이어지는 글이다. 아래 글을 읽기 전에 왼쪽 링크를 참조해주기 바란다.



꿈을 이루어 나가는 자세, 성공이란 무엇일까? 

때로는, 꿈을 꾸기에 삶이 녹록치가 않다. 정말로 현실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때로는 하고 싶은 것들을 그만두고 무거운 현실을 다루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갖는 것이 인생의 역경을 극복하고 뜨거운 열정을 끌어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한 쓰디쓴 역경이 찾아왔을 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주는 감동과 그것을 이룰 내일에의 기대감이 나를 쓰러지지 않게 지탱해 주었다. 여유로운 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때로는 인생의 무기력과 생의 포기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이끌어주는 유일한 희망이 되기도 한다.

꿈을 추구한다는 게 사치처럼 생각되는 이유는 아마도 그 성취에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목표와 꿈을 동일시하니까 그 달성의 성패 여부가 곧 인생의 한방 승부, 올-인-원 도박이 된다. 꿈은 방향이고, 모 아니면 도의 외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꿈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목표가 나를 떠밀게 하지 말고, 내 목소리가 계획과 목표 달성을 끌고 가게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과 여정이 말해주는 이야기(story)가 아닐까.

다시 말하지만, 목표를 세우기 전에 "왜" 나는 그것을 이루고 싶었나를 먼저 묻고 그것에 답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에 대한 대답을 찾고 나면, 그로 향하는 길이 꼭 하나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좋고, 단기간에 대박이 나지 않아도 좋고, 멋지게 넘어져 실패해도 좋다. 바로 지금부터 고민하고 가능한 것부터 실천하며 조금씩 나의 꿈을 진화시키자. 목표 달성의 실패는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진보에의 필수 과정이다.

꿈이 비전을 향한 어떤 여정 자체라면, 실패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성공에 대해서도 다시 정의해야 한다. 물질적인 소유물의 축적이나 권력이나 직위의 달성이 아닌, 자신의 신념의 성취로부터 오는 즐거움과 행복감이 바로 우리의 성공의 척도다. 농구 명예의 전당에 최초로 선수이자 감독 모두로 올랐으며 ESPN에서 모든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꼽는 고 John Wooden은 다음과 같이 성공을 재정의했다.

[전략] 저는 미스터 웹스터경이 (성공에 대해) 정의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물질적인 소유물의 축적이나 권력이나 직위의 달성이나, 또는 비슷한 종류의 것. 아마도 가치 있는 성취들, 하지만 제 의견으로는 성공이 꼭 그렇게 직설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스스로 뭔가를 찾아내고 싶어했죠...

글쎄, 그게 어디엔가, 제가 생각하기에 제 마음 속에 숨겨진 채 있다가 몇 년 이후에 튀어 나왔어요. 절대로 남보자 더 잘되려고 하지 말아라,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워라. 너의 최고가 되는 것을 절대 멈추지 말아라 - 그것은 너의 통제하에 있으니 - 만약 네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너무 몰입하고 연관되고 걱정하면, 그것이 네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도 역으로 작용할 것이다... 

네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아는 것에서 얻어지는 자기만족 그리고 마음의 평화죠.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저는 믿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상으로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리고 여러분에게 존재하는 상황을 개선하려고 시도한다면,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것이 성공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상대방보다 득점을 많이 하고도 질 수 있고, 적게 득점한 게임에서 이길 수도 있습니다...  [후략]


이러한 성공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나에게 진정성(authenticity)을 가져다 주었다. 자신과 남을 비교 평가하려 들지 않고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에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것. 내 주변에 있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고 내 파트너와 배움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 내가 남들보다 똑똑하지 못하고 가진 것이 적다고 해서 주눅들지 않고, 남들 앞에서 있는 척, 아는 척하지 않고 진솔해지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2년전의 나에 비해 나의 하루하루는 많이 달라졌다.


마지막으로, 비전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우리는 어떤 꿈을 꾸는가?

작년 가을 이집트에 갔을 때의 일이다. 난생 처음 피라미드를 눈앞에 두고 나는 언덕에 걸터앉아 스케치를 하고 있었다. 꽤 집중해서 30분쯤 그리느라 별로 주변을 살피지 않았지만 무언가 점점 시끌시끌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기를 끝내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근방에서 낙타를 끌고 기념품이나 사진 촬영을 팔던 어린 꼬마들이 나를 둘러싸고 앉아 내 그림을 보고 있었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이방인이 자신들의 사는 곳을 그리는게 그렇게 기쁘고 신기했나보다. 너도나도 나와 사진을 찍고 싶어 난리였다. 원래는 그렇게 사진을 찍고는 돈을 요구하는데 아이들은 그저 신나서 까맣게 잊고 있는 듯 했다. 나는 반 시간 동안이었지만 그 가난한 아이들의 자랑거리었다. 난 내가 쓰던 그림 도구를 아이들에게 나눠 주었고, 아이들은 뛸 듯이 기뻐했다. 고작 몇 천원이면 사는 4B연필과 지우개 조각이었다. 그 아이들 역시 내 인생의 가장 큰 기억이 되었다. 우리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 있었지만 잠깐이나마 환히 웃으며 서로 연결되었다. 

이곳 MBA에 와서 마음 깊이 존경하는 Visionary leader들, 특히 John H. Vogel Jr.교수의 E-Ship in Social Sector에서 만난 사회적 기업가들을 만나 다양한 영감(Inspiration) 얻을 수 있던 것은 내게 있어 가장 큰 수확이었다.  내가 그들을 존경하는 이유는 그들이 부자라서, 똑똑해서, 높은 지위에 있어서가 아니고, 그들이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그를 통해 그리고자 하는 미래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강하게 공명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대학을 나오고, 최고의 회사를 이끌어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더라도 그게 그저 본인의 능력(Capability)의 입증에 불과한 사람이 있고, 이 세상에 작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어떤 종교적인 메세지가 아니다.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적인 활동을 하라고 설득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모두 이미 알고 있다. 어렸을 때 간절히 원하던 장난감을 얻었을 때처럼, 으리으리한 집을 짓고, 좋은 차를 사고, 멋진 옷을 입고 뽐내고 다녀도 그 무대 속에 자신 뿐이라면 금새 공허해진다는 것을. 나 하나 편안하고 풍요롭게 잘 먹고 잘 사는게 아니라, 시야를 넓혀 세상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기쁨,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당신의 비전 안에 있길 바란다. 

꿈, 비전은 상상력과 창의력의 산물이다. 해리 포터의 작가 J.K.Rowling은 2008년 하버드 졸업식 연설에서 상상력은 다른 사람들의 기쁨, 고통, 슬픔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말한 바 있다. (In its arguably most transformative and revelatory capacity, it is the power that enables us to empathize with humans whose experiences we have never shared.) 

꿈은 누리는 자만의 전유물도 아니고, 당신의 현재의 무기력함의 핑계도 아니며, 경쟁에서의 승리도 아니다. 나를 달리게 하는 가장 강한 힘이고, 내가 사는 이유다.

So given a Time Turner, I would tell my 21-year-old self that personal happiness lies in knowing that life is not a check-list of acquisition or achievement. Your qualifications, your CV, are not your life, though you will meet many people of my age and older who confuse the two. Life is difficult, and complicated, and beyond anyone’s total control, and the humility to know that will enable you to survive its vicissitudes.

만약 나에게 과거로 돌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21살의 나에게 말해주겠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인생이 무언가를 하나하나 획득하고 성취해 나가는 체크리스트가 아님을 깨닫는 것에 있다고 말입니다. 당신의 자격증, 당신의 이력서가 당신의 인생이 아닙니다. 비록 여러분은 앞으로 그 둘을 구분하지 못한채 사는 내 나이 또래나 심지어 나보다 더 연륜이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겠지만요. 삶은 어렵고, 복잡하고,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의 밖에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겸손함이 삶의 우여곡절에서 여러분을 살아남게 해줄 겁니다.


당신은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


당신의 인생, 어떤 꿈을 꾸고 있습니까? Part I 에 이어지는 글이다. Part I은 왼쪽 링크를 참조해주기 바란다.


Posted by neinume
MBA (Tuck & IESE)2013.02.16 11:03

아직 한 학기가 더 남긴 했지만 MBA가 막바지에 이르니 주변으로부터 앞으로의 신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마음의 결정은 내렸는지, 졸업하면 어디로 가서 무슨 일을 하게 되는지, 미국에 남는지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오는지, MBA과정이 결국 내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와 같은 이야기들. 이러한 모든 질문들에 답을 내기에는 아직 이르겠지만, 나는 이곳 미국에서의 MBA를 통해 무엇을 얻었냐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으련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몰랐던 세상을 살아가는 다른 방식을 보고 배웠다고.

일전에도 여러 차례 꿈이니, 마음의 목소리니, 하고 싶은 일을 찾느니 라는 소리를 했었는데 그게 대체 구체적으로 무얼까? 나의 2년은 꿈을 다루는 것에 대한 고민이기도 했다.

그러한 화제에 대해 조금씩 알아 나가면서,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어떤 태도로 삶을 바라봐야지는지와 같은 문제에 대해 실로 많은 세상의 리더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 사실은 마음 한켠에서 막연히 느끼고 있던 것들이지만, 또 막상 누가 물으면 쉽게 설득력있게 말하기가 어려웠다. 그러한 생각들과 깨달음과 신념들을 이제는 조금 구체적으로 연결하고 정리해볼까 한다. 물론, 정답은 없다.

글이 길어져서, 한 호흡 쉬어가기 위해 파트를 나누었다. 중간 중간 동영상을 걸 텐데, 시간을 들여 꼭 한 번 볼 만한 것들이다.

Part II. 꿈을 이루어 나가는 자세, 성공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꿈을 꾸어야 할까?


꿈을 갖는다는 것은 무얼까?

어른이 아이들에게 꿈을 묻는다. 대답은 각양각색이다. 선생님이요, 과학자요, 대통령이요. 얼마 전에 친구가 내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넌 꿈이 뭐니. 돌아가서 조선 회사 사장하는거? 꿈이 뭐냐라는 질문은 앞으로 뭘 하고 싶냐라고 묻는 것인데, 이렇듯 우리는 종종 직종이나 직함과 같은 타이틀로 대답을 하곤 한다. 

나는 요즘 꿈을 갖는다는 것은 "뭐뭐가 되겠다"와 같이 어떤 직업을 원한다는 선택도 아니고, 경력 개발도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것들에게는 차라리 계획과 목표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그 목표의 달성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상황, 세상, 변화를 그리는 비전이 저변에 있어야 하고, 그게 먼저 정의되어야 한다.  나의 인생은 어떤 골인 지점이 있어서, 그것을 넘는 순간에 끝나는 일회성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가 "과학자가 되겠어요"와 같은 목표스러운 꿈을 더 자주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게 더 명료하기 때문일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나면, 무엇을(what) 어떻게(how)해야 할 지 나름대로 구체적으로 그림이 그려진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것은 과학자가 되는 순간이 아니라, 왜 내가 과학자가 되고 싶은지이다.

비전은 왜(why)에 대한 대답이다. 왜 내가 이러한 목표들을 추구하는지, 더 나아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하루 살아가는지의 이유에 대한 근원적인 대답이다. 그것은 곧 신념이자 자기 정체성과 연결된다. Simon Sinek은 아래의 강연에서 리더들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모티베이션을 창조해 내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왜"라는 것은 즉: 무엇이 당신의 목적인지? 당신의 이유가 무엇인지, 당신의 신념이 무엇인지를 의미합니다. 당신이 속한 조직은 왜 존재합니까? 당신은 왜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납니까? 왜 누군가 신경을 써야 합니까?결과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소통하는 방식은 외부에서 안쪽으로 향합니다. 우리는 가장 명백한 것부터 시작해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향해 가죠. 하지만 영감을 주는 리더들 그리고 단체들은, 그들의 크기와 산업에 상관없이 모두 생각하고, 행동하며 소통합니다. 내부에서부터 바깥쪽으로... [중략]

목표는..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파는 것이 아닙니다. 목표는 당신이 믿는 것을 믿는 사람들에게 파는 것이지요. 목표는.. 단지 직업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믿는 것을 믿는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이지요. 알다시피, 저는 항상 이것들을 말합니다. 만약 단지 그 일을 할 수 있어서 고용했다면, 그들은 돈을 위해 일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당신이 믿는 것을 믿는 사람들을 고용한다면, 그들은 여러분을 위해 열과 성의와 땀으로 헌신하며 일할 것입니다.... [후략]


그렇다면 이제 한 번 물어보자. 왜 우리는 무언가가 되고 싶을까? 왜 나만의 사업을 열고 싶고, 지독하게 준비하고 미국에까지 MBA를 와서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어떻게 경력 개발을 할지 궁리를 할까?

내가 살던 사회에서, 그리고 과거의 나를 포함한 이곳 MBA에 와서 조차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대다수의 꿈들이 암시하고 있는 비전은 비슷해 보였다. 오늘보다 더 풍요로운 앞으로의 삶을 영위하는 것 - 돈을 많이 버는 것. 유명해지는 것.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누리는 것들 말이다.

그런데 Simon이 주장하듯 이러한 것들은 실상 이유가 아니라 결과물(output)다. 어떤 궤도 이상에 이른 사람들이 누리는 타이틀을 부러워 함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돈과 명예가 최종 목적이 아닌 사람도 있다. 그런데, 자신 만의 꿈에 대한 강한 열망을 지닌 사람들조차도 종종 나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먼저 부와 지위를 단기적으로 빨리 달성해서 여건을 형성한 후에 나만의 꿈을 실현하겠다고. 

The Monk and The Riddle의 저자인 Randy Komisar가 이를 미뤄 둔 인생 계획 "Deferred Life Plan"이라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믿는 것들은 일단 뒤로 미뤄 두고, 열심히 일하고 돈 벌고 성공해서 조기 은퇴 후에 그러한 것들을 즐기고자 하는 대다수 사람들의 인생 계획에 대해 Randy는 책 전반에 걸쳐 경고한다. 성공적인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그는 이른바 창업을 통해 대박을 내서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려는 이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졸업 연설에서도 말하지 않았나. 내일 죽더라도 오늘 하고 있는 일을 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보라고. 은퇴 후 넉넉한 취미 활동 자금을 모으는게 오늘의 내가 하고 있는 일이라면 아마도, 내일 내가 죽는다면 절대 하지 않을 거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우리가 흔히 꿈꾸는 결과/물질 지향적 삶은 동기 부여가 없고 일관되지도(consistent) 또 지속적(sustainable)이지도 못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지금 (돈을 벌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이나, 퇴직 후에 하고 싶은 일이나 둘 다 성취하기 어렵다. 그 두 개의 분야에서, 왜 자신이 그것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있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대기업에서의 내 직장 생활이 그랬고, 아마도 나와 비슷한 처지의 많은 사람들의 직장 생활이 그랬을거다. 지난(至難)하다. 뭐가 되든 일단 돈을 잘 벌고, 또 어차피 내가 (나중에) 진정 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보니 세상에 선택지가 너무 많다. 좀 하다가 잘 안 된다 싶으면 엉덩이가 들썩인다. 배를 갈아 타고서도 내가 제대로 경력 개발을 하고 있는건지, 가라앉는 배를 탄 건 아닌지 늘 불안하고 주변을 기웃거린다. 서점에 가면 이런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서적이 넘쳐난다. 경력을 개발하고 제태크를 하는게 나쁘다는게 아니다. 우리는 왜 그런 것들이 내게 필요한지 묻지 않은 채, 실은 방향 없이 주변의 경쟁자들을 통해 나를 파악하며 하염 없이 노를 젓지 않았나. 왜?라고 누가 물으면 "잘 먹고 잘 살려고"라고 답하면 됐지만 실상 아무런 의미도 없는 대답이다. 못 먹고 못 살려고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우리는 나침반 없이 항해한 셈이다. 

경력 개발과 인생에 대한 단상에서도 썼었지만, 꿈의 수립과 실행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실행을 통해 배우고, 그게 피드백이 되어 내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도 진화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 현실은 외면하고 내가 하고 싶은 분야로 당장 뛰어들어 위험을 감수하라는 무책임한 선동이 아니다. 이곳 Tuck에서 한 교수님이 말씀해 주셨듯, "우리들의 꿈은 어디 벽에 걸려 있는게 아니다. Your dream is not hung on the wall." 심오한 궁리와 실험과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의 조건,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어떻게 하면 연결할 수 있을지 바로 "지금 당장부터" 고민하라는 의미다. 그리고 그 과정은 일시적이 아니고, 일생에 걸쳐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중간 중간의 깨달음과 성취에도 즐거움이 있지만, 사실은 비전을 향해 진화해 나가는 여정 자체가 바로 진정한 즐거움이 아닐까.



글이 길어져서, 한 호흡 쉬어가기 위해 파트를 나누었다. 중간 중간 동영상을 걸 텐데, 시간을 들여 꼭 한 번 볼 만한 것들이다.

Part II. 꿈을 이루어 나가는 자세, 성공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꿈을 꾸어야 할까?





Posted by neinume
MBA (Tuck & IESE)2013.02.08 06:04


어느새 한 학기의 절반이 지났다. 

요령이 없는 모범생?이다보니 이번 학기에는 읽으라는 거 밑줄 빡빡 긋고 메모 남겨 가며 말 그대로 다 읽었다.

정리하며 쌓아보니 제법된다. 5주간 양면인쇄로 한 페이지도 안 빠지고 손때묻혀 읽은 분량이다.


물론 수업이 재밌고 도움이 되니 하는 짓이지 딱히 다른 의미는 없다.


슬프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해력이 그다지 는 것 같지는 않다.



Posted by neinume
TAG Case, MBA, Reading, Tuck
MBA (Tuck & IESE)2012.11.29 00:18


싸이의 최근 행보, 옥스포드 강연과 그의 힐링 캠프 출연 방송을 보면서 갑자기 몇 년 전 읽었던 강인선 저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 라는 책이 생각이 났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책에 이르기를, 인생은 점잇기 그림과도 같다고 했다.

점을 찍을 때는 서로 무관해 보이고 엉망진창으로 보이지만, 언젠가 시간이 지나 그것들을 돌이켜보며, 그 무관해 보이는 점들을 하나씩 이어나가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아, 늘 헤매고 다닌 줄만 알았는데 완전 엉망진창은 아니었어. 내가 무심코 한 일들이 다 쓸모가 있구나.' 하는 안도감. 또 더 멀리 오래 가서 뒤돌아봤을 때 또 새로운 의미가 생기는 그 행복감.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도, 블랙 스완은 언제나 그것이 발현하고 난 후 회상을 통해서만 설명이 가능하다고 했지 않았나.


새삼스레 참으로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나중에 어떤 식으로 작용하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

동시에, 그것들이 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선가 내가 그리게 될 '큰 그림'의 일부가 되리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그런 구도로 보니 그림 그리는 과정과 유사하다.

내가 무언가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하며 노트와 펜을 꺼내들 때는 무언가 멋진 이미지나 영감, 이른바 "삘"이 머릿 속에 떠오를 때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막상 그리기 시작하면, 그 느낌이 사실 얼마나 애매하고 불완전한 영상이었는지에 한 번 놀라고, 그림이 다 그려지고 나면 그 완성물이 시작할 때 머릿 속의 이미지와 사뭇 다름에 놀란다. 아니, 애시당초 초반의 이미지와 결과물은 같은 뿌리를 둘 지언정 사실상 거의 다른 존재다. 그 초반의 영감(Inspiration)은 나를 움직이게 했던 촉매이고, 그 촉매 위에 그림을 형상화시키는 것은 그리는 사람의 재능, 경험, 기술과 같은 Capability다. 그 둘은 상호 보완적이고 서로 독립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초반의 영감이 그 자체로 이미 완전하고, 그림 기교와 실력이 그것을 얼마나 가깝게 재현하느냐의 과정이 아닌 거다. 어딘가 불완전한, 그러나 강렬한 Inspiration이 있고, 자신의 Capability가 그것을 보완하며 둘이 상호 작용하며 그림이 완성된다. 마치 싸이가 연설에서 자신의 지난 커리어를 회고하듯이, 그림을 다 그리고 나서야 여기저기 찍어두었던 점들이 어떤 역할과 작용을 했는지가 보이기 시작하고, 그제서야 회상 속에서 자신만의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이른바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케이스를 통해서 성공한 기업들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배우지만, 그 분석의 과정은 늘 회상적이다. 그 결과물을 그대로 카피해서는 결코 기업이 탄생하여 살아 숨쉬게 할 수 없다. 어떤 기업의 사업 모델도 절대로 같을 수 없다. 나의 경력을 만드는, 인생의 큰 그림을 만드는 메커니즘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그럼 자연스레 떠오르는 질문 : 나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나? 그리고 그 그림을 그리려면 어디에 어떤 점을 어떻게 찍어야 하나?


이 질문의 답에 대한 단서가 될 만한 조언을 최근에 수업 중에 내가 존경하는 교수님 Professor Mª Julia Prats으로부터 들었다.

Good career is not about going up. It's about having/developing different capabilities. 

좋은 경력은 얼마나 상향하는가 (더 높은 직급, 더 많은 연봉, 더 유명한 회사 입사, 내가 다니는 회사 사장되기? 등)에 대한 게 아냐. 좋은 커리어는 어떤 자기 계발을 하느냐에 대한 거야.

딱히 경력 개발에 대한 수업도 아니었고 잠깐 지나가는 말이었는데 나는 어떤 깨달음 때문에 충격에 휩싸였었다. 나는 또 어느새, 어떻게 상향하느냐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진짜 핵심은 그게 아니다.


이제 아까의 질문에 대답해 보자: 


나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나? : 그 그림이 무엇이 될지 지금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러나 아직 다소 막연하지만, 무언가 강렬한 동기부여와 끌림과 방향과 이루고 싶은 불완전한 이미지가 있다. 계획과 실행보다 더 선행하는, 뭔가 좀더 근본적인 힘 말이다. 사장이 되겠다, 진급 더 하겠다, 떼돈 벌겠다, 유명해지겠다와 같은 "going up" 명제들은 이러한 동기 부여의 원천도 목표도 될 수 없다. 그건 이미 남의 결과물에서 나온, 점잇기가 끝난 그림에서 나온 부산물에 대한 무의미한 동경이다. 어제 Emerging Economics라는 수업에서 경제적 부와 행복지수에 대한 연구 결과에서도 인지되는 내용이었지만, 사람은 환경에 대한 놀라운 적응력을 가졌기 때문에, 부와 안락함 같은 물질적인 지표의 달성은 당신을 영원히 채워주지 못한다. 그 과정은 자체로 지난하고 재미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한 약간의 부연 설명: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이 중요하지 않고, 그저 마음가는 대로 하라는 뜻이 아니다. 그보다 선행하는, 활활 타오르는 영감을 찾으라는 이야기다. 그 위에 Goal이 세워지고, 전략과 실행이 이루어지지만 그 과정이 어떤 결실로 나타날지는 차후에 알게 되니 자신의 선택의 폭을 제한하지 말고, 그림을 그려 나가는 과정을 즐기자는 것. 자신만의 열정의 소스를 찾는 것에 관련해서는 MBA1년, 등불을 걸다 도 참고.

그리고 그 그림을 그리려면 어디에 어떤 점을 어떻게 찍어야 하나? : 

  • 나의 Inspiration이 말하는 대로 - 상향하겠다는 직설적인 명제에서 해방되면 나의 커리어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게임이 된다. 최근 들어 나릉 강하게 잡아 끄는 무언가들이 있다. 
  • 때로는 정말 무작위로 - 내가 대학교 때 들었던 인류학 개론, 영화와 역사, 미학 개론과 같은 내가 현재 있는 위치와 너무나도 다른 차원에 있는 수업들이 지금 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MBA에 오게 된 것, 유럽에서 교환학생을 하는 것, 모든 것들이 내 인생에 내가 계획 당시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거대한 변화와 임팩트를 초래하고 있다. 좀더 자유로워지고 마음의 소리를 듣자. 저 먼 곳에 찍어둔 점이 나중에 나의 인생 그림을 크게 바꾸어 놓는다. 
  • 최선을 다해 - Inspiration을 활활 불태우자. 전문가 정신을 가지고 내가 찍는 점 하나 하나를 통해 나를 연마하자. 그들 중 어느 하나도 무의미하고 허툰 것은 없다. 그 점들이 나의 영감을 구체화하고 완성시키며 어느 순간 그것들을 연결하는 순간(connecting the dots)이 올 거다. 돈 보다 시간이 더 중요한 자원이다.


써놓고 보니 내가 오랜 시간 동안 여기저기서 주워 들었던 것들이 비로소 연결되며 뭔가 얻은 기분이다. 글이 너무 추상적이고 난해하게 쓰여진 이유는 아직 내공이 한없이 부족한 이유다.  (내일 아침 첫 수업에 기말 시험도 있는데 새벽 세 시까지 난 뭐한거지.) 


6년 전, 내가 경력적인 문제로 너무나도 힘들어 하고 있었을 때, 그 고민과 힘듦의 정점에 이르러 있었던 나를 왈칵 눈물 쏟게 만들었던 책 머릿말에 있던 문구로 마치겠다. 왠지 모르게 나는 울면서 서점 바로 그 자리에서 책을 집어 들어 값을 지불하고, 그날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걸 내내 읽고, 일주일 후 나는 내 첫 회사에 사직서를 냈었다. 그게 벌써 6년 전이다. 그 때를 계기로 내 인생은 정말 많이 달라졌다. 아직도 생생하게 당시의 그 문구 한 구절 구절을 기억한다.

"잘되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보다는 차라리 실패해도 좋다는 각오로 무장해라. 발 편하고 튼튼한 구두를 신은 것처럼 마음이 든든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순간에도 모든 일이 다 잘될 것이라는 낙관을 버리지는 마라."



IESE에서 GROWTH라는 신생 기업들의 성장 모델을 분석하는 전략 수업을 들었다. 대부분이 교수님이 직접 쓴 케이스를 다루고, 분석과 의사 결정에 대한 열띤 토론을 한 후에 직접 그 케이스에 나오는 기업의 CEO를 수업에 초빙해서 그 당시의 실화를 듣는다. 너무나도 많이 자극 받고 배웠던 수업.


Mª Julia Prats 

Associate Professor of Entrepreneurship 


Doctor of Business Administration, Harvard University

Master in Business Administration, IESE, University of Navarra

Degree in Industrial Engineering, Universitat Politécnica de Catalunya


Posted by neinume
MBA (Tuck & IESE)2012.11.18 23:08

IESE에 와서 내가 즐겼던 것은 매우 많지만, (그것도 조만간 한 번 정리해 보려고 한다.) 그 중에 IESE에서 들은 수업을 빼 놓을 수 없다.

특히 Professor Adrian Done의 Big Picture는 아마도 내 MBA 생활 중 내 생각과 철학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수업이 되지 않을까 싶다.

Big Picture는 말 그대로 우리 인류가 당면한 지구적인 차원의 문제들을 살펴보고 논의하는 수업이다.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 세계 어느 곳에서는 기아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어디에선가는 끊임 없이 전쟁과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 교육의 부재로 문맹인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 등등등. 가끔 다큐멘터리나 책을 통해서 적잖이 들었던 이야기들이지만 이런 문제들을 MBA수업을 통해서 제대로 또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구성은 간단하다. 매 수업 마다 "Did you know..?"로 시작되는 교수의 발의와 함께 소개되는 Big picture이슈에 대해 나와 학생들은 고민/토론하는 시간을 가지고 다시 모여서 팀별로 발표를 한다. 다큐멘터리를 보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짧은 동영상을 보기도 했다. 그리고 과제로는 그의 블로그 (Global Trend) 에 들어가 관련 주제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 모든 이슈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Action plan을 담은 Final report를 쓰는 것으로 수업은 끝났다.


솔직히 수업 자체의 퀄리티를 놓고 본다면 그리 큰 점수는 못 받을 만한 구성이었다. Mini course라 시간도 짧았고 교수님 역시 논의되는 모든 이슈에 대해 전문가일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가 전해 주는 식견 역시 제한적이었다. 어떤 지식을 배운다기 보다는, 학생들로 하여금 그 주제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찾아보고 글로 정리해 보게 만드는 식이어서 수업 초중반까지는 뭐 대단히 새로운 게 있나 싶었다.

그런데 그냥 생각해보고 고민해보는 차원이 아니라, 그런 생각과 내용들을 글로 정리하고 관련 자료를 찾는 과정을 통해서, 내 안에서 무언가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냥 앞으로 어떻게 잘 먹고 잘 살까 같은 일차적인 것에서 벗어나, 지구, 인류와 같은 거대한 틀에서의 변화와 현실을 알게 된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시 성찰해 보고 구체화 할 시간을 가졌다. 특히 교육, 전쟁, 에너지, 지구 온난화, 생태계, 물과 식량 주제 관련된 전문가들의 글과 동영상과 토론을 우연히가 아니라 어떤 테마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찾아 보면서 정말 많이 감명받고 영향 받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흥분되는 부분은 바로 이런 주제들을 앞으로의 나의 인생, 그리고 나의 커리어와 구체적으로 연결시키는 과정일 것이다. (Action Plan) 내가 속한 업계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어떤 기회가 있는지를 발굴하고 꿈꾸며 이전에는 없던 사명감과 의식의 깸을 얻었다. 아마 그 덕에 앞으로 내 인생과 커리어에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큐멘터리 홈(Home)에서 많은 위성/항공 사진으로 영상을 구성했듯이, 누군가는 한 번쯤 일상을 내려놓고 저 멀리 위로 올라가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인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세계 곳곳에 어떤 우리가 모르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진실과 현실을 직시하고, 그 메커니즘에 대해 이해하고, 그에 따라 우리에게 명백하게 곧 다가올 결과(Consequence)에 대비해야 한다. 그 결과, 큰 그림은 대부분 우리에게 경악, 공포와 놀라움을 주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곧 절망과 희망과 같은 감정들이 밀려온다. 교수가 매 수업 때마다 반복해서 했던 말이 있다.


이것은 비관에 대한 이야기도, 낙관에 대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것은 현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Not about being pessimistic. Not about being optimistic. This is about being realistic. 이제 비관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It is too late to be pessimistic.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입니다.


의식이 있는 당신 역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져보자. 안다는 것 (Greater awareness), 그것 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변할 것이라 생각한다.



Big Picture 소개 동영상

- Adrian이 제시한 12개의 Global Trend


1. The repercussions of the economic crisis are not going to disappear in the sort term.

2. Geopolitical power will continue shifting away from the incumbent powers of Europe and the USA and towards emerging economic powerhouses such as China, India, Russia, Brazil and others.

3. Technology will continue to develop, bringing new sources of "creative destruction."

4. The world will continue warming up and climate will change.

5. The worsening problem of water scarcity will continue to impact food production for the foreseeable decades, especially as nonrenewable groundwater is used up or polluted.

6. The importance of sound education will continue to increase.

7. The population of the world will continue to increase and then stabilize around 2050.

8. War, terror and social unrest will continue and potentially increase.

9. The world will remain, by and large, oil-dependent in the coming decades, despite a decline in its share of energy supply.

10. Humans will continue to destroy ecosystems and biodiversity will continue to decline.

11. Health and well-being for everyone will remain an unfulfilled goal.

12. Natural disasters will affect greater numbers of people, but potentially kill fewer.


- 자료 찾으면서 특히 정말 감명 깊게 본 영상 두 개.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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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Leadbeater: Education innovation in the slums







Adrian Done. Associate Professor in IESE's Technology and Operations Management department and Research Associate with the Advanced Institute of Management Research in the UK. Adrian gained a PhD at LBS and a bilingual MBA at IESE.

Posted by neinume
MBA (Tuck & IESE)2012.11.08 02:20



BMW Group의 head of Senior Management Personnel Division인 Franz Cremer를 만났다.

특별히 이 Guest speaker session에 관심있었던 이유는 그간 Automotive와 같은 Manufacturing industry의 리더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약 9만 5천명이 직원으로 일하는 자동차 회사에서 30년간 경력을 쌓으며 얻은 그의 인싸이트를 조금이라도 얻고 싶었다.

Franz Cremer역시 engineering background를 가지고있고 BMW의 Manufacturing Process와 Acquisition에서 20년, 그리고 HR에서 최근 10년의 경력을 쌓았다. 그야말로 Engineer와 Assembly worker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Manufacturing industry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셨고, 그에 더해 최근 10년 간 HR division을 이끌었으니 그와 같은 특성을 가진 회사들이 지녀야 할 인재상과 회사 문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누구보다도 깊은 식견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평소 궁금했던 두 가지 질문을 했다.

Q: 무엇이 BMW를 성공으로 이끈 BMW Group의 문화냐?

A: Ownership과 Passion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정말로 BMW와 BMW의 차를 사랑한다. Sales, Engineering, R&D, Manufacturing 어느 부서의 누구건 차에 관한 한 Crazy guy들이다. 차를 사랑하고 차에 매니악들이고 차를 운전하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가 몰고 싶은 차를 만든다. (we build cars we drive) 그런 만큼 최고의 차를 만든다는 자부심과 자기 회사에 대한 충성도, 애정과 같은 Emotional part가 지금의 BMW가 있게 한 핵심 문화이다.

Q: 어떤 인재상을 필요로 하며 무엇이 어려운 부분인가?

A: Automotive는 Old industry다. 또 우리는 Engineer가 대다수이고 핵심인 회사이다. Car Manufacturing과 Car business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좋은 Manager의 자질을 갖춘 사람도 필요로 한다. 바로 그런 조합을 갖춘 사람을 찾는게 어렵다. 공장에 있으면서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과 공정을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MBA에 훌륭한 자질을 갖춘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을 공장으로 보내 Bottom level부터 다시 시작하게 하는 것은 어렵다. 그 반대는 가능하다.


그 이후로도 그는 내 경력에 많은 흥미를 보였다. 유사성이 많은 업계에 같은 엔지니어 배경을 가진 것 때문에 우리는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같은 엔지니어지만 R&D와 Production 쪽 사람들의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그가 실제로 자기네 회사의 Prospective manager급 인재를 고용할 때 바라보는 타겟은 Post MBA이후 3-5년 경력자라고 하며 경력 관리를 잘 하고 MBA이전의 회사, 사람들과 늘 인맥을 유지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나는 한국의 조선회사에 있는 수만명의 직원들 사이에 내재해 있는 Ownership과 Collaborative Culture역시 BMW Group과 마찬가지로 핵심 가치라 생각한다. 이번 학기에 듣는 Management Control (대기업과 같은 큰 조직을 구성하는 계열사, 부서, 메니져, 직원들 간의 평가 시스템, 인센티브 구성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사례를 통해 배우는 수업이다.) 을 들으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내가 한국에서 일했던 대기업의 이런 시스템 설정이 아주 엉망이라는 것, 그리고 그러한 인센티브 시스템과 성과 평가 제도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도 또한 매우 낮다는 것, (그냥 연례 요식 행사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학벌, 친분과 같은 정치적인 요소들이 여전히 투명하고 건전한 평가와 성과지급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조선 기업들이 지금까지의 성과를 일구어 낸 데에는 바로 사내에서 자기 이익만 보지 않고 큰 그림에서 생각하여 협의를 통해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분위기와, 월급과 진급에만 혈안이 되어 있지 않고 조선 업계에서 오랜 세월 전문가 정신을 원천 삼아 묵묵히 헌신해 오신 현장의 고수들이 있었다는 것.


어찌 보면 참으로 한국 스럽고, 세대 간의 가치관이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에 이와 같은 회사 운영이 얼마나 지속 가능성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좀더 고민해 봐야겠지만, 제조업 분야에서 기업 문화Corporate Culture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Posted by neinume
MBA (Tuck & IESE)2012.09.08 05:02

오늘을 마지막으로 나도 드디어 두 번째 인턴십을 끝냈다. 한국 조선처럼 개발한 제품의 98% 이상을 외국 오만 가지 나라의 회사들에 팔아야 하는 회사였고, 그만큼 다른 문화의 이해,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collaboration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얼마나 좋은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가 다시 한 번 정말 가슴 속에 깊이 또 깊이 새겼다. 이 메시지를 이곳 회사 사람들에게 전파하려고 이곳에 있는 5주 동안 거의 이틀에 한 번 꼴로 이들에게 프리젠테이션과 워크샵을 열었었다. 그리고 나중에 따로 정리하겠지만 핀란드 사람들의 저력을 연구하려고 점심 사줘 가며 참 많은 애들하고 많은 인터뷰를 했었다. 전 세계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문화를 경험하며 그 속에서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조선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캐나다, 스웨덴, 이탈리아, 인도 등 여러 국가의 애들하고 후진 인터넷과 모자란 영어로 원격 미팅하느라 고생도 했지만 모두 너무 좋은 사람들이고 진심으로 고맙다. 



이제는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된 헬싱키에서, 오랫동안 방황하던 나에게 갈 길을 찾게 해준 이 모든 기회을 만들어 준 Vice President인 Ilmo와의 마지막 저녁 식사. Hydrodynamics 분야의 대가로 시작하여 창설 이래 이 회사를 30년간 키워온 분이다. 한국 문화와 한국인에 남다른 호감과 애착을 가지고 있고, 이제 곧 할아버지가 된단다. 


이 글을 볼 일이야 없겠지만 마음 깊이 감사하며 그의 건강을 기원한다.


이제 다음은 스페인이다. 어떤 새로운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려나.

Posted by neinume
MBA (Tuck & IESE)2012.09.04 22:33


이번에 할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고 누구나 알고 있을 만한 내용이다. 누구를 만나던 간에 그게 끝나고 나면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라는 거다. 모든 인맥 활동에서도 통용되는 이야기이겠지만 MBA 세계에서는 특히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에티켓이다. 인터넷 조금만 뒤지면 많이 나오는 아주 흔하디 흔한 이야기인데 굳이 여기에 쓰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 안 지켜지고 있어서다.

MBA지원을 위해 학교 이름을 키워드로 참 많은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학교에서 한국 지역 Ambassador도 하고 있고, 스스로도 지원자들 만나는 것을 즐기니 한때 지원자의 입장이었던 나 역시 지금은 재학생의 입장에서 많은 지원자들과 연락을 하게 된다. 

어쨌든 좋은 인상을 주어야 하나라도 더 얻어갈 수 있을 테니 나에게 연락하는 이들의 전략은 각양각색이다. 인간미와 유머로 친근하게 앵겨드는 사람, 빠방한 경력과 '나 이 바닥에 대해 좀 알아'라는 내공력을 잔뜩 드러내는 사람, 겁을 잔뜩 먹어 실수 투성이인 사람... 그리고 가끔씩이지만 정말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사람도 나타난다.

그런데 서로 진도가 잘 나가다가도 Thank you letter가 없이 대화가 끝나면 꼭 뭐 싸고 밑 안 닦은 마냥 찝찝하다. 더군다나 이메일 등으로 질문을 받아서 열심히 답을 써 줬는데 아무 응답이 없는 경우는 정말 매우 안 좋다. 

MBA가 되던 진로 상담이 되건 당신은 상대방으로부터 공짜로 무언가를 얻는 거다. 자기가 가고 싶어 하는 분야에서 그 사람이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식견을 시간과 공을 들여 공유해 주었을 때는 반드시 이 마무리 절차가 기본 예의이다.

Thank you letter는 전략적으로도 중요하다. 당신이 누군가와의 만남을 끝낸 후 별도로 감사의 인사를 해 놓는 것은 상대방에게 나를 다시한 번 각인시킴과 동시에 본인과 그 사람과의 관계를 일단 open해 두는 거다. 이렇게 해 두면 시간이 좀 지났더라도 다시 그 사람과 접촉하는 것이 어색하지가 않다.

당신이 만날 사람을 impress하고 싶다면 자신의 경력을 뽐낼 게 아니라 진실된 Thank you letter를 써라. 자신이 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뭘 얻었고 느꼈는지, 이를 바탕으로 무엇을 추가로 고민해 볼 계획인지 또 차후 다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의사를 진중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남겨보자. 당신이 기대하던 이상을 얻어낼 것이다. 


아무리 화려한 백그라운드를 갖추었어도 이 기본적인 매너를 모른다면 당신은 계속 아마추어다. 부디 프로가 되시길.




Posted by neinu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