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Tuck & IESE)2012.09.15 00:40

OECD ranks 25 best countries in the world to live in 10위


다양한 평가 기관의 "살기 좋은 나라" 랭킹에서 빠짐 없이 늘 상위에 오르는 핀란드. 이곳에 위치한 중견 IT회사에서 5주 동안 근무하면서 참 많이 배우고 보고 맛보고 느끼고 간다. 핀란드는 이전에도 여러 번 방문했던 곳이지만, 출장이나 여행이 아니라 아파트를 하나 빌려서 거기서 잠자고 밥 해 먹고 Full time으로 근무하며 보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작 5주 간의 짧은 인턴십 경험만으로 핀란드를 얼마나 깊이 이해했겠냐만은, 그런 것들을 감안해 내더라도, 심지어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된 해노버에서 1년동안 공부했던 미국에서의 삶과 비교해봐도, 5주 동안 내가 느낀 핀란드에서의 삶의 평화로움과 충족감은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에 가까웠다. 

이런 평화로움은 당연히 잘 설정되어 있는 복지 시스템과 아마도 천성적으로 쿨한 핀란드 사람들의 성격 등 여러 이유를 댈 수 있겠지만, 내가 이곳 사람들과 인터뷰 해가며, 또 부대껴 같이 놀고 일하면서 느낀 바를 바탕으로 그 배경을 한 번 이야기해보고 싶다. 거기서 무언가 우리가 얻어갈 수 있는게 있지 않을까 해서다.


칼퇴근 하는 핀란드 사람들. 야근이 부끄러운 사무실.

첫 번째 내가 이곳 핀란드에서 가장 드러나게 느낀 것은 바로 이들이 "자기 가족과 레져에 써야 하는 시간에 부여하는 절대적이고도 합의된 가치"이다. 한 달에 가까운 휴가도, 육아휴직도 퇴근 시간도 정말 칼같이 지켜야 한다. 그래서 정해진 기간 내에, 그리고 퇴근 시간 전까지 자기 업무를 계획한대로 끝내는 것이 이곳의 규칙이다. 그날 다 못 끝내고 사무실에 저녁 시간 넘어까지 남아 일하고 있으면 그는 열심히 일하는게 아니고, "넌 아침부터 지금까지 대체 뭐 했는데 아직까지 못 끝내고 거기서 그러고 있니?" 라는 눈초리를 받는다. 메니저도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열심히 일하게 하는지에 대해 딱히 고민하지 않는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철저한 성과 주의이지만 그보다 훨씬 가족과 일과 후의 제 2의 인생에 많은 중요도를 주는 느낌이다. 



매일 오후 4시에 퇴근해 보니, 느낌이 참 많이 다르다.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는 기분이다. 처음엔 그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얼떨떨했었다. 그 시간에 part time으로 학교를 다니며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제대로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무엇보다 제때제때 집에 돌아가서 가족들과 저녁 만들어 먹고 아이를 돌본다. 그렇게 긴 육아 휴직이나 여름 휴가를 쓰는 것에 대해 그 누구도 눈치를 주거나 하지 않는다.


그러나 투철한 직업관

그럼 당연히 나오게 되는 의문, 얘네들 일은 제대로 하는 건가? 어떻게 잘 먹고 살까? 한때 전 세계를 호령하던 강대국이어서 선조들이 내려준 유산으로 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고, 영어권 국가라서 누가 유학을 오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절대 덜하지 않을 수 차례 의 전쟁과 피지배로 완전히 폐허가 되었던 나라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핀란드 사람들 일 열심히 한다. 일과 시간에는 정말 눈 돌릴 새가 없을 정도로 타이트하게 업무가 진행된다. 어쨌든 각자 맡은 일의 마감일이 있을 것이고, 야근 없이 그걸 해치워야 하니 시간 내에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리고 내가 두 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핀란드 사람들의 특이사항은 바로 이들에게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시간 내에 처리해 낸다는 것 이상의 책임감과 프로다운 면모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꼭 내가 인턴을 했던 회사 뿐만 아니라 핀란드 어딜 가도 뭔가 감탄사가 튀어나오게 하는 화려한 맛은 없지만 꼼꼼히 살펴 보면 제품이나 서비스 모두 나무랄 데가 없이 잘 되어 있다.

40%에 육박하는 세계에서 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의 하나에서, 직원들이 회사에서 우리처럼 진급이나 연봉 올리는 것에 그리 열을 올리는 것 같지도 않은데 대체 어디서 그런 책임감이 나오는 걸까, 그 원동력이 무엇일까가 나는 매우 궁금했다. 

연구 끝에 나는 그건 이 사람들의 자존심 때문이라고 나름의 결론을 내려 보았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같이 밥 먹으면서 이야기를 깊이 끌고 가면 자기 나라, 자기 민족 그리고 자신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애착이 느껴진다. 탐험가 정신과 자기 나라가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우월감으로 무장한 미국 애들처럼 오지랖스런 맛은 없지만, 700년에 가까운 스웨덴과 러시아의 지배 하에서도 민족과 언어를 잃지 않았고, 우리나라처럼 내전과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쑥대밭이 되고 거액의 전쟁 배상금을 갚아 나가면서도 단시간에 핀란드를 선진 복지국가로 만들어낸 자신들과, 그 속에서 그들이 꽃피운 깨끗한 정치, 남녀 평등, 교육, 디자인, 예술, 건축, 그리고 사회 보장 제도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정말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밥벌이 하나 못하고 남들에게 폐끼치고 사는 것은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고, 업무에 있어서도 프로이고 싶어한다.


즉 이들만의 이른바 After-work-life에 대한 무한 강조와 강한 자긍심으로 떠받쳐진 책임 의식, 이 둘이 부족함이나 지나침이 없이 조화를 이루며 핀란드를 그렇게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내지 않았나 싶다. 


자신과의 경쟁 vs 남들과의 경쟁

뭐 정리해 보니 딱히 새로운 내용도 아니다. 우리나라도 요즘 웰빙 열풍과 Work Life Balalc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책임감이나 프로 의식 또한 고리타분할 만큼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그런데 내가 핀란드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한국 사람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그들 가슴 속에 감춘 꼬장꼬장한 자존심, 그리고 프로 의식이 향하고 있는 방향이다.


우리의 자존심, 일하는 동기는 밖을 향해 있다. 무슨 말이냐면 자기 성취가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나는 그렇게 훈련을 받으며 컸다. 학급 석차, 수능 전국 석차, 내신 등급, 대학교 이름과 학과, 취업한 회사 이름, 연봉, 진급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스템이 암묵적으로 서열화 되어 있고 peer들과의 경쟁을 통해그것들을 취해야 한다. 한 마디로 더 잘난 놈이 그 서열에서 더 높이 서는 그런 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서열 사이에서의 내 위치가 곧 나의 identity이다. 물론 이러한 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서 아주 최적화 되어 있고 우리는 이런 게임에 정말 프로들이다. 미국 학교에서도 한국 학생들은 정말 공부 잘하고 성적 잘 받는다. 그리고 아마도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는 힘을 원천으로 한국이 전쟁 폐허에서 이만큼 고도 성장을 이루어냈다.

근데 핀란드인들은 그 자존심이 철저히 내면적이다. 남들이 얼마나 벌고, 얼마나 똑똑하고 잘났는지 사실 별로 관심이 없다. 학교 성적표에도 등수가 없다. 자기 점수와 선생님의 첨삭, 그리고 평균 점수가 나올 뿐이다. 뭘 하든 간에 스스로 얼마나 성취하느냐에 훨씬 많은 비중이 있고 그게 그들의 자존심이다. 그 자존심이 곧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자 이들의 자아 정체성이다. 그 기준과 방향이 전적으로 자기 자신을 향해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 상사에 대한 아첨과 이른바 라인 타기가 없다. 서로 얼마씩 받고 회사 다니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 대부분 이쪽 분야에 자기가 흥미나 애착이 있어서 온거지, 수능 성적에 따라 정해진 학과, 주변 사람들이 우러러봐주는 이름난 회사로 온 게 아니다. 그만큼 자발적인 책임감이 있고, 참 모두 제대로 일한다. 

둘 다 에너지는 뜨거운데, 나는 이 "남들과의 경쟁"이 너무 과열되어 있지는 않나 싶다. 별로 건강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남들을 제치고 이겨야 하니 슬쩍 꼼수도 부려야 한다. 그리고 사는 게 늘 피곤하다. 열심히 해서 한 단계 더 올라봐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 아무리 이루어도 뭔가 만족스럽지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모든 서열 등반의 과정에는 막상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 꿈이 없다.

그래서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간단하다. 이제 남들 눈치 좀 그만 보자는 것이다. 남들 눈치 좀 그만 보고, 남들하고 비교 좀 그만하고 자기 목소리에 좀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내가 하고 싶은것, 내가 잘 하는 것, 내가 열정을 느끼는 것을 찾고 그 충만한 에너지와 경쟁력을 거기에 썼으면 좋겠다. 핀란드에서 본 나보다 어린 사회 초년생 애들, 정말 쿨하고 당당하게, 또 열심히 재밌게 살더라.



꿈 같은 소리 한다고? 돈 없고 지위 낮은게 정말 그렇게도 서러울 수가 없는 곳이 서울이고 한국이란 사회다. 이미 판이 그렇게 짜여져 있는데 혼자서 자신과의 싸움 같은 순진한 이야기 하고 있다가는 속된 말로 개털 되기 쉽상인 세상인데 꿈?

꿈을 추구하라는 게 그저 하릴 없이 이것 저것 집적대 보라거나, 뭐 무소유의 삶 같은 것을 추구하라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입시 지옥을 뚫고 나오는 것 만큼이나 부단한 노력이나 쓰라린 실패의 경험들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다만 자신 만의 길을 발굴해내고 추구하며 사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당당한 삶을 사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자기 자신과의 경쟁, 그에 상응하는 노력과 열정, 세상을 향한 당당함이 바로 핀란드가 말해주는 행복한 삶의 원천이 아닐까 생각한다.


Posted by neinume
MBA (Tuck & IESE)2012.09.08 05:02

오늘을 마지막으로 나도 드디어 두 번째 인턴십을 끝냈다. 한국 조선처럼 개발한 제품의 98% 이상을 외국 오만 가지 나라의 회사들에 팔아야 하는 회사였고, 그만큼 다른 문화의 이해,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collaboration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얼마나 좋은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가 다시 한 번 정말 가슴 속에 깊이 또 깊이 새겼다. 이 메시지를 이곳 회사 사람들에게 전파하려고 이곳에 있는 5주 동안 거의 이틀에 한 번 꼴로 이들에게 프리젠테이션과 워크샵을 열었었다. 그리고 나중에 따로 정리하겠지만 핀란드 사람들의 저력을 연구하려고 점심 사줘 가며 참 많은 애들하고 많은 인터뷰를 했었다. 전 세계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문화를 경험하며 그 속에서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조선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캐나다, 스웨덴, 이탈리아, 인도 등 여러 국가의 애들하고 후진 인터넷과 모자란 영어로 원격 미팅하느라 고생도 했지만 모두 너무 좋은 사람들이고 진심으로 고맙다. 



이제는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된 헬싱키에서, 오랫동안 방황하던 나에게 갈 길을 찾게 해준 이 모든 기회을 만들어 준 Vice President인 Ilmo와의 마지막 저녁 식사. Hydrodynamics 분야의 대가로 시작하여 창설 이래 이 회사를 30년간 키워온 분이다. 한국 문화와 한국인에 남다른 호감과 애착을 가지고 있고, 이제 곧 할아버지가 된단다. 


이 글을 볼 일이야 없겠지만 마음 깊이 감사하며 그의 건강을 기원한다.


이제 다음은 스페인이다. 어떤 새로운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려나.

Posted by neinume
Picture Diary2012.09.05 06:58


9월이 다가왔다. 어느새 헬싱키를 떠날 때가 되었다.

뭔가 아쉽고 짠한 마음에 우리는 한 밤중에 도시로 나와 트램을 탔다.

해는 많이 짧아져서 도시는 어둡다. 

부슬부슬 비가 내려서 도시의 불빛을 도로에 비춘다.

사방은 고요하고 트램의 덜컹거리는 소리와 전동 모터 소리만 들린다.


언제 봐도 몇 번을 왔어도 이 도시는 아름답다. 떠나기가 아쉬워 가슴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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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하나 둘 씩 사람들이 모여 들고, 재즈가 울려 퍼지며 모두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젊은 커플, 할머니와 할아버지, 고등학생, 흑인, 동양인 할 것 없이 모두 리듬을 타며 신나게 춤을 춘다.

재즈가 그렇듯이 이들의 춤도 즉흥적이다. 파트너를 바꿔 가며 춤을 추는 이들의 등이 점점 땀으로 흥건히 젖는다.

밖으로는 호수가 내려다보이고 어느 샌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핀란드에서의 마지막, 그리고 가장 낭만적이었던 토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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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숲 Nuuksio National Park.

솔직히 강원도에 태어나고 얼마 전까지 미국 뉴햄셔에서 살았던 나에게 Nuuksio는 조촐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핀란드는 숲과 호수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이런 식으로 평원 위에 호수와 숲이 끝없이 펼쳐진다고 하니 어디선가 위에서 내려보면 또 새로운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굴곡이 별로 없는 평지에 계속해서 이어지는 자작나무숲.

핀란드 사람들의 숲 사랑은 각별하다. 어떤 종교적인 배경까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용한 마음으로 와서 깨끗하게 쓰고 가는 것을 매우 중요시 한다.

핀란드의 숲을 즐기는 법.

나무로 짠 소쿠리를 들고 와서 블루베리와 버섯을 딴다. 도시락을 싸들고 와도 좋다.

조용히, 아무 말 없이,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과 함께 숲 속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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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이래 한때 헬싱키를 지키는 해상 요새였던 수오멘린나 섬. 지금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유적지로 남아 있다.

이 섬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려면 한여름 주중의 저녁이 좋다. 뒤늦게 구경온 몇몇 관광객과 섬 원주민들 사이로 조용히 섬을 거닐다 보면 어둑해지는 하늘과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바다 냄새, 그리고 기러기 울음 소리만이 들린다.

쓸쓸하면서도 낭만적인 헬싱키만의 아름다움을 한껏 담고 있는 곳이다.



수오멘린나 공식 안내 홈페이지. http://www.suomenlinna.fi/visitors_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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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헬싱키 근교인 Tapiola에서 영화제를 하고 있어 찾아갔다. 수백명의 관객 중 아시안은 나와 아내 단 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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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 I enjoyed2012.08.21 05:26

핀란드에서 유명하다는 무밍 캐릭터가 들어간 머그컵. 이게 무어라고 한국에서 하나에 6-10만원에 팔린다. (물론 여기서는 이래저래 매우 싸게 살 수 있다.)

그냥 문구점에 있었던 필통. 디자인 전공의 학생들이 많은 곳이라 재밌는 미술용품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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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High Tech Center. 시내 약간 외곽에 위치한 복합 오피스 빌딩이다.

4개 빌딩에 30여개 회사가 사무실을 차렸고 NAPA도 이 중 하나이다.

해변에 바로 접하고 있는 4개의 건물 앞모습은, 항구의 컨테이너 크레인을 형상화 했다고 한다. 재밌기도 하지만 사무실 안에서도 바다가 바로 내려다보여 좋은 풍경을 제공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제법 널찍한 홀과 엘리베이터가 보인다.


NAPA내부, Maritime회사라는 느낌이 물씬 난다.

IT회사 답게 사무실 분위기는 상당히 자유롭다. 휴게실이기도 하고, 엔지니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열띤 토론을 펼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각방을 쓰지만 필요에 따라 팀룸으로 옮겨 같이 작업하기도 한다. 출퇴근 시간은 9시에서 4시가 기본이지만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8시에 나와서 3시에 사무실을 나선다. 한국사람으로서는 꿈과 같은 이야기이긴 하다만...

잠시 옮겨온 내 자리.컴퓨터 관련 장비들은 넘쳐나고 발에 채인다. 이것저것 주워다가 나만의 작업장을 완성.

해변을 내려다보며 작업할 수 있다.

야경이 아름답다. 바로 앞에 아파트를 얻어서 이렇게 내 작업실을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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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걷던, 어딜 들어가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건 간에 핀란드 사람들의 일반적인 반응을 요약해보면 "친절하고, 낮설며 부끄러워한다." 가 적절하지 싶다. 미국에 비교하자면 나같은 동양 사람과 교류하는 것(더군다나 영어로)이 그다지 익숙한 경험은 아닌 것이다. 이 비익숙함이 핀란드 이민자들에게는 취업의 기회가 줄고 분쟁에서 부당한 대응을 당하는 등 다른 차원에서의 인종 차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편으로는 이들에게 동양인에 대한 (그것도 별로 유쾌하지는 못한) 경험들이 많지 않기에, 미국이나 영국 같은 국가에 있을 때 백인들이 나에게 끊임없이 각인시켜준 "너는 우리보다 열등한 존재"라는 암시적인 태도나 분위기는 거의 느낄 수 없다.


이에 더해 스웨덴과 러시아에 몇 세기에 걸쳐 지배당하기도 했고, 경제 규모도 딱히 큰게 아닌데다가 자세히 보면 동양 쪽 유전자가 어느 정도 섞여 있는 핀족이라 체구도 작게 느껴지고 생김새도 뭔가 좀 다르다. 해서 딱히 자신의 국가나 인종에 대한 우월감이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언어도 한국어와 어순이 비슷하고 전치사 대신 조사를 쓴다고 하니 낮은 계층이나 나이 많은 분들의 영어는 상당히 서툴다. 정서도 좀 비슷해서 낮을 가리고 다른 사람 눈치도 많이 보는 편이다.길거리를 걷던, 어딜 들어가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건 간에 핀란드 사람들의 일반적인 반응을 요약해보면 "친절하고, 낮설며 부끄러워한다." 가 적절하지 싶다. 미국에 비교하자면 나같은 동양 사람과 교류하는 것(더군다나 영어로)이 그다지 익숙한 경험은 아닌 것이다. 이 비익숙함이 핀란드 이민자들에게는 취업의 기회가 줄고 분쟁에서 부당한 대응을 당하는 등 다른 차원에서의 인종 차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편으로는 이들에게 동양인에 대한 (그것도 별로 유쾌하지는 못한) 경험들이 많지 않기에, 미국이나 영국 같은 국가에 있을 때 백인들이 나에게 끊임없이 각인시켜준 "너는 우리보다 열등한 존재"라는 암시적인 태도나 분위기는 거의 느낄 수 없다.


길에 보이는 동양인 관광객이라봐야 매너 좋은 일본인들이 대부분이고, 요즘은 많이 느는 추세지만 한국, 중국인들도 여행 좀 한다 싶은 사람들만이 오니 깔끔하고 인상 찌푸리게 진상 떨 일이 별로 없다. "Finnish Dream"을 꿈꾸며 아무것도 없이 무작정 날아와서 굳은 일 마다하지 않고 아락바락 살아가는 이민자 타운을 본 경험도 없다.


이러 저러한 이유들로, 참 애매한 표현이지만 이른바 백인사회인데도 이곳 헬싱키에서는 참 맘 편하게 다닌다. 장보고 오는 아줌마도, 귀에 MP3를 꽃은 여대생도 전철에서 내 옆에 앉거나 말을 주고 받는데 전혀 불쾌한 감정이나 거리낌이 없다. 보스턴 전철 안에서 차안이 북새통인데도 몇 정거장을 더 가서 내렸는데도 내 옆 빈자리에 끝까지 앉지 않았던 한 젊은 백인 미국 여자의 기억이 난다. 거기서 나는 암시적으로 미개한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무작정 상경해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비호감 촌뜨기에 잠재적 범죄자였다. 정장이나 차려 입어야 좀 나의 길거리 신분이 상승할까. 


어찌 되었든 먼 옛날 우랄 산맥에서 건너가 한때 검은 머리와 작은 체구를 했었었을 그들. 다른 어느 나라에는 몰라도 스웨덴에 만큼은 절대 어느 스포츠 경기에서든 지고 싶지 않은 그들. 남자들끼리 군대 이야기를 하고, 교육 하나 만큼은 세계 최고라 자부하고 많은 열성을 들이는 이들. 이래저래 한국과 공감대가 형성될 특징이 많고 은근한 친근감이 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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