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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26 Baker Library
  2. 2012.08.17 Why the hell MBA?
Daily Life2013.02.26 09:52


Dartmouth College는 작은 규모의 대학이다. 그렇지만 미국 특유의 투박하고 낡았으면서도 이상하게 멋스러운 분위기가 있다. 그 중에서도 Baker Library 2층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오래된 책 냄새, 사락 사락 종이 넘기는 소리, 키보드 치는 소리. 책을 읽다가 잠깐 졸다보면 어느새 밖은 어두워져 있다. 

아마 졸업하고 나면 많이 생각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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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inume
MBA (Tuck & IESE)2012.08.17 05:00






핀란드의 한 Maritime IT회사에 와서 인턴을 하고 있다. 30년 전 선박 계산용 프로그램 개발 팀이 자회사로 독립하여 만든 회사가 이제는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Ship design solution provider가 되었다. 바다 내음이 풀풀 나지만 당연히 매우 technology focus된 회사이고 그런 만큼 MBA에 관심 있는 엔지니어들이 많다.

이들로부터 질문을 많이 받는 동시에 요즘 한국 지원자들로부터도 문의 메일도 두루 받고 있다.

그런데 한국 MBA지원자들과 미국, 또는 여기 헬싱키에 와서 만난 지원자들하고는 좀 질문의 포커스가 달랐다.

이곳 핀란드에서도 MBA프로그램은 생각보다 인지도와 인기가 높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주로 내가 어쩌다가 MBA를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걸 통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가 주요 주제가 된다. 곧 자신이 왜 MBA에 관심이 생겼는지 또 어느 학교가 관심 분야에 대한 리소스가 많은지 등에 대해 말한다. 어떻게 지원 준비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차후 이것저것 알려주기로 한다.

반면 많은 한국 MBA지원자들의 질문은 대부분 그런 고민보다는 단도직입적으로 Tuck에서의 좀더 자세한 일상과 정보를 원한다. Tuck이 타 학교 대비 강점이나 특색이 어떠한지를 묻는다. 좀 돌려서 말하지만, 결국 지원용 에쎄이 소재를 원하는 것이다.

물론 이 차이는 한국 MBA지원자들이 나와 만난 맥락이 틀리기 때문이다. Tuck에 다니는 재학생을 연결하여 만났으니 Tuck에 대한 정보를 묻는게 당연한 것이고, 이미 본인들이 MBA를 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보통 고민이 끝난 상태에서 나와 연결이 되었을 테니까.

그런데 막상 그들의 질문에 대답해주기 위해 "MBA와서 무엇을 얻어가고 싶으신데요?" "향후 목표가 무엇인데요?" 라고 거꾸로 되물으면 대부분은 선뜻 자신있게 답을 내놓지 못한다. 이미 GMAT이나 TOEFL등의 시험 점수도 다 나왔고 에쎄이도 쓰기 시작했다는데 "why MBA?"나 자신의 목표에 대해서는 구상 중이란다. 이러면 내가 Tuck의 특성 대해 좋은 점이라고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캠퍼스가 참 예뻐요." 정도 수준이다. Needs를 알아야 그에 빗대어 뭐가 좋고 나쁜지를 논할 수 있는데 대화에 앙꼬가 빠져 있다.

내 대학 입시 시절같다. 어쨌든 수능 시험을 치고 점수가 나오면 학교별 학과별 커트라인에 따라 지원할 곳이 라인업 된다. 들어가기 더 어렵고 커트라인이 높은 곳은 당연히 더 좋은 직업적 성공을 보장하는 곳이었다. 그 세대 그 시절의 유행에 따라 학교와 학과 서열 관계가 커트라인과 경쟁율에 의해 조정된다. 이러니 더 높은 수능 점수와 내신, 논술 능력 등 지원 패키지가 모든 것의 우선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 다음 문제다.

이제는 이런 패러다임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수순이 아직도 한국 MBA지원자들에게는 사실상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다. 최소한 나부터가 그랬다. GMAT점수가 나오자마자 찾아본 것은 각종 MBA ranking과 합격자 평균 GMAT점수였다. 더 좋은 점수 = 더 랭킹이 높은 학교 = 더 성공적인 인생 뭐 이런 수식이었던 것 같다.

그러한 접근법이 뭐 또 그렇게 나쁠 건 뭔가? 내 꿈과 목표라는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언제든지 변할 수 있을진대, 당연히 일반적으로 더 명문 학교의 졸업장을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하고, 당연히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기회도 많을 것이다. 대학 입시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어떤 직종이 있는지 그게 내 입맛에 맞는지 해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아는가? 그럴 때는 사회적인 시스템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가다듬어진 랭킹에 근거해 움직이는게 제일 안전하고, 그 후에 뭘 할지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고려할 수도 있잖은가? 권고할 만한 방법론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굳이 부정해야 할 건 뭔가.

내가 많은 한국 MBA지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이러한 접근법이 좋거나 나쁘니 어쩌라는 것이라기 보다는,

바로 이른바 Top MBA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서 깨어나오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왜 MBA가 필요한지 잘 모른 채, 위에서 말한 한국형 입시 방법론으로 지원을 준비하는 데에는 명문 비즈니스 스쿨만 나오면 뭐가 되든 잘 될 거고 내 투자가 만족스러울 것이라는 근거없는 확신이 깔려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어느 대학을 나오느냐의 문제보다 특히나 더, MBA는 그 자체로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자 툴tool이라고 생각한다. 입학하자마자 무지막지한 양의 리소스와 과제가 쏟아져 내리지만, 무엇을 취하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전적으로 본인의 몫이고, 차후에 그런 것들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결과 또한 천차만별이다. 학교 마다 가르치는 것이 비슷해 보이지만 교수들의 경험이 틀리고, 학풍이 다르고, 찾아오는 학생들이 틀리다. 언제 해야 하는지 시기가 딱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MBA가 아니더라도 세상에는 나의 경력을 꾸려갈 많은 방법들이 있고, MBA 없이도 성공적이고도 만족스런 삶을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본인만의 롤 모델, 자신이 진심으로 열정을 느끼는 곳, 그리고 그런 것들을 성취하기 위한 길에 MBA가 있어야 한다는 적법하고도 구체적인 당위성 - 이런 것들이 지원 준비의 가장 핵심이고 제일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 아닐까.

이곳 애들마냥, 좀더 쿨하게 보자. 그래야 논리적인 생각이 가능하다. 열기를 좀 식히고, 무엇이 더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하는지를 다시 점검해 보면 아마 많은 것들이 달라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MBA입학이라는 허들을 노릴게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자신만의 목표를 노리고 던져야 한다. 그럼 첫 번째 허들은 자연스럽게 넘는 것이다. 


그리고 합격증은, 진심으로, 험난하고 머나먼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Posted by neinu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