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3.03.13 곱씹을수록 매력적인 도시, 뉴욕
  2. 2013.01.07 캐나다의 유럽, 눈의 도시 몬트리올과 퀘백 시티
  3. 2012.12.09 카이로, 민주화, 고양이. (2)
  4. 2012.12.05 Egypt, Cairo (2)
  5. 2012.11.25 Pont Del Diable
  6. 2012.11.05 Porto II
  7. 2012.11.02 2012.11.02
  8. 2012.11.01 Porto
  9. 2012.10.28 바람 계곡, Nuria
  10. 2012.10.09 Born
Around the world!/USA2013.03.13 11:42

제작년 여름, 난생 처음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처음 들렀던 도시가 뉴욕이다. 쥐뿔도 모르는 촌뜨기가 어눌한 영어 실력과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미국 동부에 갓 상경?했을 그때에는 앞으로 닥쳐올 파란만장한 2년을 상상도 못했더랬다. 그래서 이곳에 들릴 때마다 그때의 설레임과 긴장감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어쨌든 뉴욕은 늘 매력적이다. 미국 특유의 투박하고 지저분한 멋이 오만 가지 종류의 사람들과 어우러져 늘 생동감으로 가득한 길거리들을 연출해 낸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꿈들이 쭉쭉 뻗은 빌딩들처럼 오밀조밀 모여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잘 모르다가 여러 차례 맛을 들일 수록 잊을 수 없게 되는 오래된 맛집의 음식처럼, 들를 수록 질리지 않고 더 매력을 느끼게 된다.

마침 적당히 두툼하게 챙겨 입고 걷다 보면 훈훈해지는 정도의 날씨라 종일 원없이 걸어다녔다. 이곳엔 이제 봄이 찾아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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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inume
Around the world!/Canada2013.01.07 10:13

캐나다의 최초 정착인은 아마도 고대 아시아인들이 약 3만년 전 북극의 배링 해협을 걸어 건너 여러 부족을 이룬 우리가 인디언이라 불리는 사람들었다. 그리고 바이킹 시대인 1000년 전, 풍요의 땅 빈란드를 찾아나선 레이프 에이릭손이 캐나다의 동쪽 땅에 도착한 것이 유럽인의 첫 신대륙 발견. (이 이야기가 내가 즐겨보고 있는 빈란드 사가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그 이후로, 덴마크인, 이탈리아인이 신대륙의 동쪽을 탐험하고 1600년 초에는 프랑스가 뉴프랑스라는 식민지를 건설한다. 그리고 뉴잉글랜드를 건설한 영국과의 식민지 전쟁에서 프랑스가 패하며 캐나다는 영국 문화권에 속하게 되지만,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은 뉴프랑스의 중심인 퀘백을 중심으로 그들만의 문화를 이어나간다. 그래서 퀘백 주의 시민들 사이에 캐나다 연방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운동이 계속되어 왔고, 두 번의 찬반 투표가 불과 80년도와 95년에 있었다고 한다.

퀘백 주의 주도 퀘백 시티와 최대 도시 몬트리올이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캐나다 안에 진하게 녹아 있는 프랑스의 문화와 초기 정착민인 인디안, 그리고 영국의 문화가 캐나다의 자연 환경 속에서 독특하게 어우러졌기 때문이 아닐까. 

영하 20도의 한파와 폭설 속에서 목숨을 걸고? 차를 운전해 도착한 두 도시는 지독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 때문에 매우 아름다웠다. 차 안에서 듣는 라디오에서는 온통 불어가 흘러나왔다.

캐나다에 숨은 유럽, 숨은 프랑스, 그리고 겨울 방학의 마지막 여행.



여담으로, 멍청하게 I-20를 안 들고 온 덕분에 미국 입국장에서 두 시간 대기. 우리야 핸드폰 꼼지락거리며 앉아 있으면 그만이었지만 두 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 서서 뭔가 자료 입력하던 경찰관 아저씨,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뭘 입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와이프 관련 정보 입력하는데 두 시간이 들다니,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만 미국의 출입국 관련 보안 법규와 절차는 이미 정상의 범주를 한참 벗어난 것 같다.


Posted by neinume
Around the world!/Egypt2012.12.09 09:11





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한 것은 고대 이집트 나일강 근처에서부터라고 한다. 고대 이집트 신앙에서 풍요와 다산의 신으로도 추앙받았던 고양이는 지금도 이집트인들로부터 호의적인 대우를 받는다.

길거리에 앉아 있으니 새끼 길냥이 한 마리가 무릎 위로 기어올라와 갖은 아양을 떤다. 

현지인이 알려주기를, 길거리를 다니면서 뭘 먹지 말라고 했다. 배고픈 아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으로 슬퍼한다고 한다. 또한 어림 잡아 60-70%의 인구가 하루 2 $ 미만의 생활비로 살아가고 있단다. 바로 50미터 앞 벽 너머에서는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가 방금 시작되었다. 사실 이들은 민주주의의 경험이 전혀 없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슬람, 콥트, 서구의 가치관이 혼재하며 다양한 갈등을 빚어낸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오늘 먹을 빵과 당장의 일자리를 원한다.

등 뒤의 박물관 안에는 4천5백년 전, 인류 역사상 최고의 권력을 누리던 왕들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미이라로 잠들어 있다. 지금 당신 자손들이 피흘리며 시위 하는 소리가 들리십니까.

고양이를 번쩍 들어 올리니 비쩍 곯아 짚뭉치처럼 가볍다. 누군가가 길고양이에게 쉽게 먹을 것을 던져줄 정도로 이곳의 삶이 녹록치 않다. 

너 밥은 먹고 다니냐. 미안하다 과자 부스러기라도 좀 챙겨 들고 나올 걸.

이집트에 와 있다. 정말 대단한 곳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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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inume
Around the world!/Egypt2012.12.05 07:23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다.

공항에 내려 카이로의 약간 외지에 있는 한인 민박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캄캄한 밤에 도시 외곽을 달리자니 낮설고 두렵다.
창밖으로 불빛이 드문 도시를 내다보며 이런 곳에 정착하여 사업을 하는 그들이 새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한 시간여를 달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대충 풀고, 같은 숙소에 묵고 있는 한 한국 아가씨와 맥주를 마시며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집트에 여행을 왔다가 이곳의 매력에 빠져 그대로 눌러 앉아 1년째 살고 있다고 한다. 카이로에서도 한참 떨어진 해안가 작은 어촌에 산다고 했다.

문득 처음 바르셀로나에 왔을 때가 생각났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바르셀로나의 매력에 푹 빠져 이곳에서 살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와이프도 도무지 공감이 가지 않았었다.
거리는 왠지 낡고 지저분하고 모든 것이 낮설고 불편했다.
그런데 4개월이 지난 지금은 그들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곧 스페인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못내 아쉽고 서운하다. 이제는 정말 이곳에서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경제학 등에서 사용하는 몇 가지 지표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삶의 요소들이 있다.
사람은 참 대단한 존재여서, 어떤 환경이 되든 시간이 좀 지나면 금새 적응하게 마련이다.
한국에 있을 때의 십분의 일도 안되는 가재도구와 사분의 일도 안되는 공간에서 살지만, 불편함을 느끼기는 커녕 와이프도 나도 어느새 그런 사실들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소유했던 것들의 많은 부분이 절대적인 필요 충족보다, 타성에 의한 소비, 남들과의 비교에 눌리지 않으려는 "품위 유지"를 위한 거였구나.

삶의 만족감은 그런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보다. 무언가 구체적으로 설명해 낼 수 없는, 사람과 문화에서 배어나오는 삶의 촉촉함이 차이를 만들어낸다.

그녀가 느꼈던 이집트의 매력을 공감하기엔 일정이 짧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제는 이들이 느끼는 이곳의 매력을 나는 순수하게 믿는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낮선 카이로의 야경이 조금은 다르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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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 Diary2012.11.25 22:12


2천년 전의 수로가 눈 앞에 있다.

하늘은 맑기만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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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굽던 숯 냄새도, 사람의 인적도 드문드문 사라졌던 저녁 10시 즈음.

길거리의 아코디언 연주가가 베사메무쵸를 연주하기 시작하니 식당 주인이 나와 자기네 주크박스를 꺼준다.

옆에 같이 나와 연주를 돕는 딸아이의 웃음이 예뻤다.

2012 할로윈의 저녁은 아름답고, 조금 애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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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inume
Picture Diary2012.11.02 08:20



날짜를 치다보니 벌써 이렇게 되었나.

세상에나 조금 있으면 한국 나이로 서른 여섯이구나.

난 아직 내가 애라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포르투갈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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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비가 오는 바르셀로나를 떠나서 비행기 타는 내내 리포트를 쓰고, 호텔에 도착해서 쓰고 또 쓰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밖은 어두워져 있었다. 와이프는 옆에서 곤히 잠들었다.

먼곳까지 애써 왔는데 아쉬운 마음에 부랴부랴 가방을 챙겨 나섰다. 

밖으로 나서니 이제 대서양을 낀 이곳에서도 가을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낙엽 냄새를 담은 차가운 공기가 폐 안으로 들어온다.

드문드문 불빛이 난 거리는 한적하고 조금은 스산해서 쓸쓸한 느낌이 든다.

길거리의 악사가 아코디언으로 베사메무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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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inume
Around the world!/Spain2012.10.28 23:00

까딸루니아 지역의 피레네 산맥에 위치한 바람 계곡 누리아.

정말 첩첩 산중의 계곡이 움푹 파인 골에 위치한다. 북쪽으로 프랑스 국경과 바로 인접해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전철을 타고 2시간여를 이동 후, 다시 열차를 갈아타고 산속 깊숙이 들어가면 도착하는, 가장 낮은 옴폭 패인 협곡이 해발 2,000 m인 곳이니 한라산보다 조금 높다. 주변의 산봉우리는 약 3,000 m 에 이른다.

협곡에는 Vall de Nuria라는 스키 리조트가 있고, Sanctuary of the Virgin of Nuria라는 작은 예배당이 같이 붙어 있다. 전통에 따르면 Saint Giles가 서기 700년에 이곳에 머무르며 성모 마리아상을 조각했다는 기록이 있고 1900년 초부터 까딸로니아 자치권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겨울에 스키와 하이킹을 찾는 사람들이 머무는 숙소로 운영되고 있고, 그 외에도 아름다움 경관 때문에 계절에 상관 없이 많은 현지인이 찾는다.

당연히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고 이곳에 들어오려면 Vall de Núria Rack Railway라 불리는 전철을 타고 깊숙이 산중으로 들어와야 한다. 작은 찻길이 있긴 한데 개인 자동차가 들어오는 것은 금지고, 운영되는 차량 이동 수단도 없다.

들어서면 주변이 온통 거대한 산봉우리들이 시야를 꽉 채운다. 불과 몇 시간 거리에 있는 바르셀로나에서는 반팔 차림도 심심찮게 보는데, 3시간을 이동하고 나니 여긴 눈발이 날린다. 모든 산바람이 누리아 협곡을 타고 지나가기 때문에 상당히 매섭다.

리조트 건물은 회색 벽돌로 단단히 지어지고 예배당과 접해 있다. 앞뜰로는 작은 댐을 지어 계곡을 타고 흘러들어 오는 물이 호수를 형성한다. 

완전히 고립된 지역이고 건물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 험한 협곡 중에 오로지 내가 있는 건물 하나 뿐이다. 밤새 건물을 훑고 지나가는 산바람이 시끄럽게 휘파람 소리를 내는데 그 험악함과 대조되는 건물 내의 아늑한 분위기가 정말 색다른 경험을 연출한다.

스페인 내에서 여행했던 곳 중 베스트로 꼽기에 손색이 없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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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the world!/Spain2012.10.09 01:02

바르셀로나의 삼청동이라 불리는 보른 지구. (난 삼청동 잘 모르지만) 바르셀로나 현지인들도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피카소의 유년 시절 작품을 전시한 피카소 미술관과 여러 유서 깊은 성당 및 건축물 때문에 관광객이 찾지만 진짜 묘미는 지도 없이 오래된 건물 사이 골목들을 이리 저리 누비는 것이다. 세련된 의류 샵들이나 핸드 메이드 샵들이 즐비하고, 유명한 맛집들 역시 곳곳에 숨어 있는 곳이라 한 두번 방문해서는 그 진가를 알기 힘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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