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I enjoyed2014.06.12 19:39




저자인 제임스 랙서는 "왜 석유가 문제일까?"를 통해 마치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들려줄 옛날 이야기를 풀어놓듯, 보기 쉽고 깔끔한 삽화와 쉬운 문체로 석유 산업과 역사를  잘 정리해 놓았다. 석유는 지난 2세기 동안 우리 문명의 산업화와 발전을 이루게 한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자 동시에 인류에게 가장 풀기 힘든 숙제, 그리고 아마도 가장 큰 위협을 남기고 있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오늘날의 우리의 삶에 이만한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책을 읽다 보니 우리가 사는 집에서 또는 직장 사무실에서 잠시 떠나 지구적인 규모의 석유 산업을 어디 멀리서 한 눈에 바라보는 느낌이었고, 한편으로는 지난 200여년의 석유를 둘러싼 세계 역사를 읽어보는 경험이었다. 석유자원은 오늘날의 지구촌이 살아가는데 있어 너무나도 중요한 자원이 되었고 또 그 자체로 거대한 부의 원천이었기에, 국가와 기업은 석유를 둘러싸고 극심한 파워게임을 해야 했고, 갑자기 어마어마한 부를 쥐게 된 산유국들은 각종 우여곡절을 겪었다. 미국 최초의 정유 주식회사인 스탠더드오일의 무지막지한 성장과 7자매(Seven Sisters)의 등장, 요동치는 유가와 그로 인한 사건들, 중동위기와 걸프전과 같은 석유 전쟁, 유럽의 에너지 독립을 위한 노력들, 마지막으로는 석유의 사용이 우리에게 남기고 있는 낯설고도 거대한 과제

석유 자원을 포함한 화석 연료의 사용은 그 자체로 악도 선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지난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은, 국가와 기업의 정책과 전략, 정치와 경제, 사회 윤리와 같은 모든 논리, 사상, 매커니즘이 석유 자원과 같은 거대한 이권 앞에서 너무나도 무력했다는 것. 그리고 그 이권의 강력함, 욕망과 탐욕, 이기심이 여전히 아마도 우리가 가야 할 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번에 읽었던 플루토크라트가 우리 자본주의 사회가 낳은 거대한 괴물인 부의 편중을 다뤘다면 왜 석유가 문제일까?”는 지구촌이 안고 있는 석유의 사용과 환경이라는 또 다른 중요한 이슈를 보여준다.

꽤 잘 쓴 책이고 짧게 금방 읽히니 추천.

 

"...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값싼 석유를 마음껏 쓰는 시대는 지났다. 물을 잔뜩 머금은 스펀지를 살짝 누르면 물이 흐르듯, 값싸게 석유를 채취하던 이지오일Easy Oil의 시대는 끝난 것이다. 스펀지를 힘주어 짜듯, 채취 비용 또한 높아졌다. 우리는 점점 더 비싼 석유를 써야 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신재생에너지나 새로운 석유자원에 섣부른 기대를 갖기보다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석유가 왜 문제일까? 석유를 둘러싼 문제가 무엇이든 그 바탕에는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살고 싶은 욕망과 이기심, 노력 없이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탐욕이 있지 않을까. 노력한 만큼만 갖고 모두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 조금 불편하고 부족한 삶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이미 중독된 석유를 끊기는 힘들다. 끊지 못하는 한, 문명은 석유고갈과 함께 파국을 맞게 된다는 것을 모두가 기억해야 한다. - 김재경(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 석유중독에서 깨어나자"

 


James Laxer, 캐나다의 정치 경제학자, 교수 / 유윤한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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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inu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