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Tuck & IESE)2013.02.16 11:03

아직 한 학기가 더 남긴 했지만 MBA가 막바지에 이르니 주변으로부터 앞으로의 신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마음의 결정은 내렸는지, 졸업하면 어디로 가서 무슨 일을 하게 되는지, 미국에 남는지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오는지, MBA과정이 결국 내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와 같은 이야기들. 이러한 모든 질문들에 답을 내기에는 아직 이르겠지만, 나는 이곳 미국에서의 MBA를 통해 무엇을 얻었냐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으련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몰랐던 세상을 살아가는 다른 방식을 보고 배웠다고.

일전에도 여러 차례 꿈이니, 마음의 목소리니, 하고 싶은 일을 찾느니 라는 소리를 했었는데 그게 대체 구체적으로 무얼까? 나의 2년은 꿈을 다루는 것에 대한 고민이기도 했다.

그러한 화제에 대해 조금씩 알아 나가면서,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어떤 태도로 삶을 바라봐야지는지와 같은 문제에 대해 실로 많은 세상의 리더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 사실은 마음 한켠에서 막연히 느끼고 있던 것들이지만, 또 막상 누가 물으면 쉽게 설득력있게 말하기가 어려웠다. 그러한 생각들과 깨달음과 신념들을 이제는 조금 구체적으로 연결하고 정리해볼까 한다. 물론, 정답은 없다.

글이 길어져서, 한 호흡 쉬어가기 위해 파트를 나누었다. 중간 중간 동영상을 걸 텐데, 시간을 들여 꼭 한 번 볼 만한 것들이다.

Part II. 꿈을 이루어 나가는 자세, 성공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꿈을 꾸어야 할까?


꿈을 갖는다는 것은 무얼까?

어른이 아이들에게 꿈을 묻는다. 대답은 각양각색이다. 선생님이요, 과학자요, 대통령이요. 얼마 전에 친구가 내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넌 꿈이 뭐니. 돌아가서 조선 회사 사장하는거? 꿈이 뭐냐라는 질문은 앞으로 뭘 하고 싶냐라고 묻는 것인데, 이렇듯 우리는 종종 직종이나 직함과 같은 타이틀로 대답을 하곤 한다. 

나는 요즘 꿈을 갖는다는 것은 "뭐뭐가 되겠다"와 같이 어떤 직업을 원한다는 선택도 아니고, 경력 개발도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것들에게는 차라리 계획과 목표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그 목표의 달성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상황, 세상, 변화를 그리는 비전이 저변에 있어야 하고, 그게 먼저 정의되어야 한다.  나의 인생은 어떤 골인 지점이 있어서, 그것을 넘는 순간에 끝나는 일회성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가 "과학자가 되겠어요"와 같은 목표스러운 꿈을 더 자주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게 더 명료하기 때문일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나면, 무엇을(what) 어떻게(how)해야 할 지 나름대로 구체적으로 그림이 그려진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것은 과학자가 되는 순간이 아니라, 왜 내가 과학자가 되고 싶은지이다.

비전은 왜(why)에 대한 대답이다. 왜 내가 이러한 목표들을 추구하는지, 더 나아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하루 살아가는지의 이유에 대한 근원적인 대답이다. 그것은 곧 신념이자 자기 정체성과 연결된다. Simon Sinek은 아래의 강연에서 리더들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모티베이션을 창조해 내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왜"라는 것은 즉: 무엇이 당신의 목적인지? 당신의 이유가 무엇인지, 당신의 신념이 무엇인지를 의미합니다. 당신이 속한 조직은 왜 존재합니까? 당신은 왜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납니까? 왜 누군가 신경을 써야 합니까?결과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소통하는 방식은 외부에서 안쪽으로 향합니다. 우리는 가장 명백한 것부터 시작해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향해 가죠. 하지만 영감을 주는 리더들 그리고 단체들은, 그들의 크기와 산업에 상관없이 모두 생각하고, 행동하며 소통합니다. 내부에서부터 바깥쪽으로... [중략]

목표는..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파는 것이 아닙니다. 목표는 당신이 믿는 것을 믿는 사람들에게 파는 것이지요. 목표는.. 단지 직업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믿는 것을 믿는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이지요. 알다시피, 저는 항상 이것들을 말합니다. 만약 단지 그 일을 할 수 있어서 고용했다면, 그들은 돈을 위해 일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당신이 믿는 것을 믿는 사람들을 고용한다면, 그들은 여러분을 위해 열과 성의와 땀으로 헌신하며 일할 것입니다.... [후략]


그렇다면 이제 한 번 물어보자. 왜 우리는 무언가가 되고 싶을까? 왜 나만의 사업을 열고 싶고, 지독하게 준비하고 미국에까지 MBA를 와서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어떻게 경력 개발을 할지 궁리를 할까?

내가 살던 사회에서, 그리고 과거의 나를 포함한 이곳 MBA에 와서 조차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대다수의 꿈들이 암시하고 있는 비전은 비슷해 보였다. 오늘보다 더 풍요로운 앞으로의 삶을 영위하는 것 - 돈을 많이 버는 것. 유명해지는 것.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누리는 것들 말이다.

그런데 Simon이 주장하듯 이러한 것들은 실상 이유가 아니라 결과물(output)다. 어떤 궤도 이상에 이른 사람들이 누리는 타이틀을 부러워 함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돈과 명예가 최종 목적이 아닌 사람도 있다. 그런데, 자신 만의 꿈에 대한 강한 열망을 지닌 사람들조차도 종종 나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먼저 부와 지위를 단기적으로 빨리 달성해서 여건을 형성한 후에 나만의 꿈을 실현하겠다고. 

The Monk and The Riddle의 저자인 Randy Komisar가 이를 미뤄 둔 인생 계획 "Deferred Life Plan"이라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믿는 것들은 일단 뒤로 미뤄 두고, 열심히 일하고 돈 벌고 성공해서 조기 은퇴 후에 그러한 것들을 즐기고자 하는 대다수 사람들의 인생 계획에 대해 Randy는 책 전반에 걸쳐 경고한다. 성공적인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그는 이른바 창업을 통해 대박을 내서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려는 이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졸업 연설에서도 말하지 않았나. 내일 죽더라도 오늘 하고 있는 일을 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보라고. 은퇴 후 넉넉한 취미 활동 자금을 모으는게 오늘의 내가 하고 있는 일이라면 아마도, 내일 내가 죽는다면 절대 하지 않을 거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우리가 흔히 꿈꾸는 결과/물질 지향적 삶은 동기 부여가 없고 일관되지도(consistent) 또 지속적(sustainable)이지도 못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지금 (돈을 벌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이나, 퇴직 후에 하고 싶은 일이나 둘 다 성취하기 어렵다. 그 두 개의 분야에서, 왜 자신이 그것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있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대기업에서의 내 직장 생활이 그랬고, 아마도 나와 비슷한 처지의 많은 사람들의 직장 생활이 그랬을거다. 지난(至難)하다. 뭐가 되든 일단 돈을 잘 벌고, 또 어차피 내가 (나중에) 진정 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보니 세상에 선택지가 너무 많다. 좀 하다가 잘 안 된다 싶으면 엉덩이가 들썩인다. 배를 갈아 타고서도 내가 제대로 경력 개발을 하고 있는건지, 가라앉는 배를 탄 건 아닌지 늘 불안하고 주변을 기웃거린다. 서점에 가면 이런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서적이 넘쳐난다. 경력을 개발하고 제태크를 하는게 나쁘다는게 아니다. 우리는 왜 그런 것들이 내게 필요한지 묻지 않은 채, 실은 방향 없이 주변의 경쟁자들을 통해 나를 파악하며 하염 없이 노를 젓지 않았나. 왜?라고 누가 물으면 "잘 먹고 잘 살려고"라고 답하면 됐지만 실상 아무런 의미도 없는 대답이다. 못 먹고 못 살려고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우리는 나침반 없이 항해한 셈이다. 

경력 개발과 인생에 대한 단상에서도 썼었지만, 꿈의 수립과 실행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실행을 통해 배우고, 그게 피드백이 되어 내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도 진화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 현실은 외면하고 내가 하고 싶은 분야로 당장 뛰어들어 위험을 감수하라는 무책임한 선동이 아니다. 이곳 Tuck에서 한 교수님이 말씀해 주셨듯, "우리들의 꿈은 어디 벽에 걸려 있는게 아니다. Your dream is not hung on the wall." 심오한 궁리와 실험과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의 조건,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어떻게 하면 연결할 수 있을지 바로 "지금 당장부터" 고민하라는 의미다. 그리고 그 과정은 일시적이 아니고, 일생에 걸쳐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중간 중간의 깨달음과 성취에도 즐거움이 있지만, 사실은 비전을 향해 진화해 나가는 여정 자체가 바로 진정한 즐거움이 아닐까.



글이 길어져서, 한 호흡 쉬어가기 위해 파트를 나누었다. 중간 중간 동영상을 걸 텐데, 시간을 들여 꼭 한 번 볼 만한 것들이다.

Part II. 꿈을 이루어 나가는 자세, 성공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꿈을 꾸어야 할까?





Posted by neinu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