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I enjoyed2014.06.30 21:15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를 새로이 책으로 엮어 냈다. 뭐랄까 히트 친 다큐를 대충 책으로 편집해서 돈이나 더 뽑아보자는 얄팍한 상술 같아 살까 말까를 한참 고민했었더랬다. 책 제목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자본주의가 현대사회에 야기한 문제들을 나열하며 도덕적인 주장이나 늘어놓지나 않을까 했는데, 막상 제대로 읽어 보니 자본주의의 핵심이 되는 특징들을 신랄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잘 요약해 놓았다. 실제로 관련된 분야의 전문가를 폭넓게 인터뷰해 그들의 식견을 비전문가도 손쉽게 소화하게끔 구성.

‘자본주의’는 왜 호황의 끝에는 불황이 따르는지, 왜 물가는 늘 오르는지에 대해 세계의 석학들이 설명하는 배경 논리를 단순한 예를 통해 풀어낸다. 끊임없이 빚을 권해 그 이자를 수익의 원천으로 삼는 금융 시스템은 자본주의가 강력한 부를 생산할 수 있는 원동력이자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독이자 모순이다. 우리는 노래가 나오면 열심히 춤을 춰야 하고, 언젠가 그 노래가 끝나면 우리보다 적은 수의 의자에 앉아야 한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이 놀이의 낙오자가 나오는 것이 자본주의의 속성이라고 이 책과 그 안에 있는 경제학자들은 설명한다. 경제의 시스템에 없는 “이자”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낙오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게임의 끝에 남는 피해자들은 대부분 피라미드의 바닥에 있는 이들…

한국에도 금융 개방 이후 외국에서 유입된 금융자본의 속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제태크와 투자 상품들의 위험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경제 생활을 해야 한다고 책은 주장한다.

자본주의의 역사도 간단히 요약 소개된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등장하게 된 역사적인 배경과 그 근본 원리, 경제 공황과 1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이 겪은 하이퍼 인플레이션, 그리고 2차 세계 대전을 겪으며 힘을 얻은 케인즈와 하이데거의 계속되는 논쟁이 잘 요약되어 있다.

특히 내가 가장 공감하던 부분은 국가 복지 제도나 정치 철학의 윤리. 어떤 도덕철학이나 사회 하위 계층에 대한 연민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제도와 사회 구성원이 쌓은 사회적 자본이 장기적으로는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길임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아마도, 책이 주장하는 바를 각색하기 위해 여러 자료와 주장들이 선별되었을 것이고, 그런 만큼 ‘자본주의’에서 주장하는 바와 다른 의견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자본주의에 대해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내용들을 잘 요약해서 담아낸, 아주 훌륭한 교양서였다. 특히 경제 부문에 전문가가 아니라면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BS MEDIA 기획

EBS <자본주의> 제작팀 정지은 고희정 지음

가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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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inume